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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대사 "日 우익 변화 감지... 강제동원 문제 해결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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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민 주일대사는 27일 윤석열 정부가 '제3자 변제'를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으로 발표한 후 "일본 우익 사이에서도 입장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일본 정부의 성의 있는 호응조치를 기대했다. 이 같은 긍정적 기류에도 불구하고 28일 일본 정부가 동원의 강제성을 부인하는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할 가능성이 커 논란이 예상된다.
윤 대사는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귀국해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시다 정권이 소신을 갖고 한일관계 문제를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우익은 '안보를 중시'하는 세력과 '일왕체제를 중시'하는 역사수정주의 세력이 존재하는데, 우리 정부가 강제동원 해법을 발표한 후 안보를 중시하는 세력을 중심으로 호응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윤 대사는 일본 보수매체들의 논조 변화를 예로 들었다. 그는 요미우리신문뿐만 아니라 "(가장 보수성향이 뚜렷한) 산케이신문조차 한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쪽으로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아직 강제동원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사죄 표현을 하지 않았다. 배상책임이 있는 일본 전범기업들도 뒤로 빠진 상황이어서 국내에선 정부 해법을 놓고 '굴욕외교'라는 반발까지 나왔다.
그럼에도 윤 대사는 정부 해법이 "1965년 청구권 협정과 2018년 대법원 판결이 상호 모순되는 걸 정부가 존중해나가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고육지책"이었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판결의 핵심인 '일본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두고 한일 양국의 역사인식 차이를 좁힐 수 없는 상황에서, 판결을 존중하는 외교적 해법으로는 제3자 변제 외에 다른 대안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윤 대사는 지난 16일 한일정상회담에 대해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며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긴 했지만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기시다 총리가 역대 담화를 계승하겠다고 밝힌 점을 언급하며 "이를 토대로 역사문제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한일관계는 또 다른 악재를 앞두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홈페이지에 28일 '2022년도 교과서용 도서 검정 조사심의회 총회'를 열고 그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공지했다. 일본 초등학교 4~6학년 사회과 교과서에 강제동원 관련 서술에서 '강제' 등의 표현이 빠질 전망이다. 독도 영유권에 대한 주장도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21년 일본 정부가 고등학교 교과서에 강제연행이나 강제노동과 같은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각의 결정한 답변서에 따른 조치다. 일본은 2020년대 들어 강제징용 문제를 '구조선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라고 표기하며 강제성을 부인해왔다.
이에 대해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중대한 변화가 있다면 문제 제기를 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역사가 올바르고 합리적이라고 인식시키는 것이 대사관이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탈리아와 독일 사이에서도 징용의 법적 문제가 있는데, 독일의 외교관들은 얼마든지 사죄와 반성을 얘기한다"며 "일본은 그것을 하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장관이 '강제동원은 끝난 문제'라고 발뺌한 것과 관련 "우리 정부가 큰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런 발언을 한 건 유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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