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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육상경기연맹, 트랜스젠더 女종목 출전 금지 '확인사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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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성전환자(트랜스젠더)의 여자부 경기 출전 금지를 공식화했다. 지난해 6월 국제수영연맹(FINA)의 트랜스젠더 출전 금지 조치에 지지 의사를 표명한 지 9개월 만의 ‘확인사살’이다.
IAAF는 24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2차 성징을 거친 MTF(Male to Female: 출생 성별은 남성이나 여성으로 성전환한 사람) 트랜스젠더 선수를 여자부 국제 대회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여성들 간의 공정한 경쟁을 보호하겠다는 명목 하의 결정이다. IAAF는 24개월간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2.5nmol/L 이하인 트랜스젠더 선수에 한해 출전 자격을 부여한다는 기존 구상안을 손보기 위해 올해 초부터 논의를 벌여왔다. 협의 결과는 테스토스테론 기준치 제한 없이 트랜스젠더의 여성부 경기 출전을 전면 제한하는 것. 현재 국제 육상 무대에 오른 트랜스젠더 선수 사례가 없다는 점, 무엇보다 트랜스젠더와의 경쟁이 공평하다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이 기존 조건부 허용 조치를 뒤집은 핵심 배경이다.
IAAF는 ‘성 발달 장애’, 이른바 DSD(disorders of sexual development)선수에 관한 규정도 손질했다. 이를테면 여성이지만 남성 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과다한 경우 이에 속한다. IAAF는 DSD선수의 경우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최소 24개월 동안 2.5n㏖/L 이하를 밑돌아야 출전 자격을 부여한다는 수정안을 내놓았다. 기존 기준치였던 5nmol/L의 절반 수준이다. 대다수 여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0.12~1.79nmol/L, 남성은 7.7~29.4nmol/L이다.
적용 대상 역시 400m~1마일(약 1,610m) 종목 한정에서 전 종목으로 확대했다. 다만 제한 조치가 없던 종목에 출전하던 선수들은 최소 6개월 동안만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2.5n㏖/L 이하로 유지하면 된다는 ‘유예 조치’를 따르게 된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13명의 DSD선수가 새 규정에 영향을 받는다. 2024년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기준치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육상계 대표 DSD선수인 캐스터 세메냐(남아프리카공화국)는 현재 약물 투여를 거부하며 주 종목 800m가 아닌 5,000m에서 고전 중이다. 새 규정이 시행되면 그의 거취는 다시 불투명해진다.
IAAF와 같이 트랜스젠더의 여성부 경기 출전을 금지한 기구로는 국제수영연맹(FINA)과 국제럭비리그(IRL)가 있다. 국제사이클연맹(UCI)과 국제3종경기연맹(ITU)은 테스토스테론 수치에 따라 조건부 허용하고 있으며 국제축구연맹(FIFA)은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기구마다 가능 여부가 다를 만큼 트랜스젠더의 대회 출전은 그야말로 ‘미해결 논제’다. ‘공정’과 ‘인권’ 사이에서 찬반 논쟁이 과열되고 있다. IAAF는 “(두 가치 중) 공정성을 우선시하기로 결정했다”며 “트랜스젠더 포용 문제를 추가로 고려하기 위해 12개월 동안 소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소위원회는 위원장과 최대 3명의 위원, 선수위원회의 선수 2명, 트랜스젠더 선수 1명, 회원 연맹 대표 3명, IAAF의 보건∙과학부 대표로 구성한다.
한편 IAAF는 같은 날 ‘도핑 조작 스캔들’로 자격 정지된 러시아육상연맹(RusAF)을 복권시켰다. 2015년 11월 자격 정지 조치를 취한 지 7년 4개월 만이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징계는 유지한다. 이에 따라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는 국제 육상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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