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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이루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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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징용) 배상 문제 해법을 발표한 6일부터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윤석열 정부의 한일 관계 개선 노력을 ‘매국노’나 ‘친일파’라고 매도하는 반일 선동가들이 아니다. 오히려 한국도 어느 정도 양보해서 한일 관계를 개선하자는 입장이었다. 한국 정부 산하 재단이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일본 피고 기업 대신 변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대신 피해자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위로할 수 있는 그 어떤 것이라도 일본으로부터 받아 내야 한다던 사람들이다.
한국 정부가 조급하게 먼저 해법을 발표해 버리는 바람에 일본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은 채 원하던 것을 얻어냈다. 국가 간 외교 협상이란 정확히 반반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주고받는 게 있어야 하는 법인데, 이번엔 한국이 받은 게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 자민당 보수 강경파 정치인까지 “완승이다”, “우린 하나도 양보한 게 없다”, “한국이 잘도 이렇게까지 굽히다니” 같은 소리를 할 정도다.
그러고도 대통령실은 “일본인의 마음을 여는 데 성공했다”고 자랑스러워한다. 상처 받은 피해자와 국민의 마음은 신경 쓰이지 않는 걸까.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은 과거 수십 차례 사과를 했다”, “과거에 발목 잡혀서는 안 된다”며 ‘대국적 결단’을 이해 못하는 ‘우매한’ 국민을 가르친다. 평생 고통당한 피해자들이 이런 말을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 ‘더 글로리’의 문동은 어머니가 떠오르진 않을까.
일본의 넷우익들도 윤 대통령이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궁금해한다. 그들의 분석은 이렇다.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칩4’ 동맹에서 따돌림당해 반도체 산업이 붕괴할 위기에 처해 있다. 화이트리스트 배제와 부동산 거품 붕괴로 인해 한국 경제는 파탄 위기이고 일본과 통화 스와프를 맺지 않으면 큰일이 난다. 일본에 손을 벌려야 하는 한국으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한일관계 개선의 이유로 경제적 이익을 강조한 윤 대통령의 발언은 일본 우익의 망상적 세계관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혹시 한국과 일본의 위상에 대한 생각이 20세기에 머물러 있는 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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