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정치적 이익 위해" 이재명 '대장동 정점' 지목한 검찰… '428억 뇌물'은 빠져

입력
2023.03.23 04:30
4면
구독

검찰 "선거지원·공약이행 협조 민간업자 유착"
'몸통' 유동규→이재명으로… 배임액 7배 껑충
정치적 이익 강조… 배임 핵심 금전 이익 빠져
백현동·정자동·대북송금 수사도 이재명 사정권
이재명 "헌정사 최고액 공익 환수" 혐의 부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비리 의혹으로 불구속기소 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민생 4대 폭탄 대응단 출범 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비리 의혹으로 불구속기소 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민생 4대 폭탄 대응단 출범 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비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대장동 사건을 지방권력이 민간과 유착한 권력형 부정부패 범죄로 규정했으며, 이 대표의 범행 동기를 '정치적 이익'으로 판단했다. 다만 대가성 뇌물로 의심받아 온 '428억 약정' 의혹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관련 혐의가 빠지며 '금전적 이익' 규명으론 나아가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지난해 7월 수사팀을 재편해 대장동 사건을 수사해 온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부장 엄희준·강백신)는 22일 이 대표를 최종 책임자로 결론 내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이해충돌방지법(옛 부패방지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서 단순히 보고받고 승인한 수준을 넘어, 사업을 직접 설계하고 실행하도록 했다고 봤다.

검찰 "4895억 손해 끼쳐" vs 이재명 "5503억 공익 환수"

검찰은 이 대표와 성남시 정책비서관이던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함께 재판에 넘기며 "성남시민에게 가야 할 막대한 개발 이익을 자신의 선거를 지원하고 공약 이행에 협조하며 유착관계를 형성한 민간업자들이 독식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정치적 치적을 쌓으려 성남시장 지위와 권한을 이용, 측근들을 통한 밀실행정으로 인허가 등 특혜를 제공해 지방권력을 사유화했다고 본 것이다.

이날 수사결과를 발표한 2차 수사팀의 결론은 2021년 1차 수사팀의 시각과는 크게 달라졌다. 핵심 혐의인 배임의 '몸통'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서 이 대표로 바뀌었고, 배임액수도 앞서 산정된 651억 원에서 4,895억 원으로 7배 이상 뛰었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10년 성남시장 당선 후 핵심 공약이던 '1공단 공원화' 비용 마련을 위해 2013년부터 측근그룹과 대장동 일당의 유착관계 형성을 용인하고 선거운동과 자금 지원을 받은 것으로 봤다.

검찰은 이 대표가 이 과정에서 직무상 비밀 유출과 사업자 내정에 더해, 용적률 상향·임대주택 비율 하향 등 민간업자 요구를 수용해 7,886억 원 상당 이익을 몰아줬다고 결론 내렸다.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적정 배당이익(전체 개발이익 70%·6,725억 원) 관련 내부 의견을 수차례 묵살해 확정이익 1,830억 원만 챙기면서 차액인 4,895억 원의 손해를 입혔단 취지다.

2차 수사팀은 위례신도시로 수사를 확대해, 이 대표가 비공개로 사업을 추진하며 대장동 일당 뜻대로 공모지침서를 작성하고 내부 비밀 유출로 211억 원 상당의 이익을 얻게 해줬다고 봤다.

이 대표는 그러나 "안정성이 중요한 행정에선 비율이 아닌 확정이익 방식이 타당하고, 오히려 1공단 공원화 비용과 터널공사 비용 등 성남시가 헌정 사상 최고액인 5,503억 원을 공익 환수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또 "대장동 일당의 위례신도시 사업 관여 사실은 알지 못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향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금전적 이익' 동기 빠져 배임 한계 지적… 수사 계속

이 대표 공소장에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이 대표를 비롯한 측근 3인방(정진상·김용·유동규)이 '천화동인 1호 지분 428억 원' 지급을 약속받았다는 부정처사 후 수뢰 관련 혐의는 빠졌다. 검찰은 올해 1월 대장동 일당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공소장에 2014년 6월 김씨가 본인 지분 절반 지급 의사를 밝히자 "유 전 본부장이 정 전 실장을 통해 이 대표에게 보고해 승인받았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정작 이 대표 공소장에는 '428억 약정' 혐의를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검찰은 이에 대해 "정 전 실장을 통해 428억 원 지분 등 이익 배분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보고된 것은 확인되나, 공모에 대한 인적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기 위해선 보강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검찰은 정 전 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장동 일당에게 수수했다고 의심받는 자금의 사용처를 추적해 이 대표와의 연관성도 살펴 왔으나, 관련 혐의 또한 제외됐다.

법조계 일각에선 배임죄의 핵심 동기로 간주되는 '금전적 이익'이 빠진 것을 두고 이번 수사의 한계라고 말한다. 유 전 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일당의 적극적인 진술에도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검찰 내부에선 이 대표 최측근이자 대장동 일당과의 연결고리였던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 그리고 지분 약정 당사자인 김만배씨로부터 유의미한 진술을 얻지 못하면 혐의 적용이 어려울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및 '50억 클럽' 의혹 등 잔여 사건과 이 대표 관련 수사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은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정자동 한국가스공사 부지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이다. 수원지검과 성남지청도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정자동 관광호텔 특혜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이번엔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로 불구속 기소했지만, 수사 중인 사건들을 묶어 다시 구속영장 청구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유지 기자
강지수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