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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쪼개져 팔린다...새 주인 찾기 나선 미 ‘파산’ 은행들

입력
2023.03.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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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IC, 사업 부문별로 SVB 분할 매각
미 은행 '퍼스트시티즌스' 인수 유력
'연쇄 붕괴' 시그니처은행도 매입 합의

13일 미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앞에서 한 고객이 유리문에 붙은 안내문을 촬영하고 있다. 산타클라라=로이터 연합뉴스

13일 미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앞에서 한 고객이 유리문에 붙은 안내문을 촬영하고 있다. 산타클라라=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금융당국이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을 사업 부문별로 분할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인수 후보로는 미국 중소은행 '퍼스트시티즌스 뱅크셰어스(퍼스트시티즌스)'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현재 SVB의 파산관재인인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SVB를 예금 사업부와 자산관리 사업부로 쪼개 팔기로 결정했다. 지난주 매각을 시도했으나 적절한 인수자를 찾지 못하자, 은행을 사업 부문별로 나눠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FDIC는 SVB의 부유층 대상 자산관리 사업부인 '실리콘밸리 프라이빗뱅크'에 대한 입찰서를 22일까지, 나머지 사업부에 대해선 24일까지 지원을 받는다.

블룸버그는 이날 “미국의 중견은행 퍼스트시티즌스가 유력한 인수 후보”라고 보도했다. 퍼스트시티즌스는 지난해 말 1,091억 달러(약 142조 원) 규모 자산을 보유한 미국 내 30위 상업은행으로, 파산 금융기관을 인수한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퍼스트시티즌스는 이미 FDIC에 SVB 전체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분할 매각 입찰에도 뛰어들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현지 보도에도 퍼스트시티즌스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은행이 “시장 풍문이나 추측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음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며 이날 퍼스트시티즌스의 주가는 10.47% 급등했다.

다만 퍼스트시티즌스의 SVB 인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수도 있다. 블룸버그는 “하루 만에 400억 달러(약 52조)가 빠져나간 SVB 파산은 미국 역사상 2위에 해당되는 규모”라며 “미 상업은행 30위에 불과한 은행에 인수 자금 여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SVB 붕괴 이틀 만에 폐쇄된 뉴욕의 시그니처은행도 사실상 매각 절차를 밟는다. 미 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의 자회사인 플래그스타은행은 380억 달러(약 49조6,000억 원) 규모 시그니처은행 자산 대부분과 360억 달러(약 47조 원)에 달하는 부채 일부를 매입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시그니처은행 전 지점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가상화폐 등 디지털자산 부문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SVB의 모기업이었던 ‘SVB파이낸셜그룹’은 지난 17일 당국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뒤 아직 매수자를 찾고 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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