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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록·극단선택·폭로… 이재명 기소까지 우여곡절 대장동 수사 1년 6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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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대장동 개발 비리 등 의혹의 정점으로 규정하고 재판에 넘겼다. 대선 정국이던 2021년 8월 의혹이 불거진 지 1년 7개월 만이다.
수사는 대장동 일당인 정영학 회계사가 2021년 9월 27일 검찰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과 나눈 대화를 녹음한 파일과 녹취록을 제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서울중앙지검은 9월 29일 검사 17명으로 구성된 대장동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화천대유 등을 압수수색하는 것으로 수사의 시작을 알렸다. 김오수 전 검찰총장은 당시 "여야, 신분, 지위를 막론하고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라"고 검찰에 지시했다.
첫 사법처리 대상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었다. 수사 착수 한 달 만인 10월 21일 구속기소된 그의 혐의는 뇌물수수 등이었다. 녹취록을 제출하며 수사에 적극 협조한 정영학 회계사를 제외한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일당들도 뇌물공여와 배임 혐의 등으로 줄줄이 구속기소됐다.
하지만 검찰을 향한 시선은 곱지 않았다. 대선 기간 대장동 사업 인·허가권을 쥔 '이재명 성남시'로 치고 올라가는 수사가 속도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사업을 승인한 성남시에 대한 압수수색을 화천대유 등 민간사업자들에 비해 23일이나 늦게 진행하면서 비판을 자초했다.
악재도 잇따랐다. 유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 당시 창밖으로 내던진 휴대폰을 수사팀이 확보하지 못해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다. 2021년 11월에는 김씨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수사팀이 방역 수칙을 어긴 채 회식을 하다 집단감염에 걸려 수사가 일시 중단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일로 수사를 이끌던 부장검사는 결국 교체됐다.
수사 과정에서 비보도 잇따랐다. 유한기 전 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다음 날인 2021년 12월 10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대장동 실무자였던 김문기 개발사업1처장도 같은 달 21일 세상을 등졌다. 검찰은 이 대표가 방송에서 "(김 처장을)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발언한 점을 문제 삼아, 허위사실 공표 혐의(선거법 위반)로 지난해 9월 기소했다.
정권 교체는 대장동 수사에서도 중요한 변곡점이 됐다. 검찰 인사로 2022년 7월 수사팀이 재편되면서, 사실상의 재수사가 진행됐다. 수사는 2010년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유 전 본부장과 이 대표 측근(정진상·김용) 간 관계, 대장동 일당과의 유착 과정을 짚어나갔다. 검찰이 대선에서 패배한 이 대표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평가가 법조계 안팎에서 터져 나왔다.
구속수감 1년 만에 태도가 달라진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은 검찰 수사의 물꼬를 터줬다. 그는 지난해 9월 말부터 '사실대로 말하겠다'며 이 대표 측에 불리한 진술을 쏟아냈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이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을 요구했다는 얘기도 그의 입에서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저희들이 알 수 없던 부분인데 유동규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자신의 처벌을 감수하고 말한 것"이라고 했다. 남욱 변호사 측도 달라진 유 전 본부장 폭로를 뒷받침하는 진술과 메모 등을 제시했다. 김 전 부원장은 8억 원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정진상 전 민주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역시 2억4,000만 원 뇌물 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위례·대장동 분양대행업자로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인 이기성씨 등도 바뀐 수사팀에 대장동 일당 대화 녹취록 등 이 대표와 김만배씨에게 불리한 증거를 냈다. '이기성 녹취록'에는 대장동 일당이 이 대표 측에 선거와 로비 자금을 댄 정황이 담겼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민간업자들에게 유의미한 진술을 받아낸 뒤 김만배씨를 추궁했다. 이 대표 연루 의혹 규명의 '키맨'인 김만배씨는 지난해 말 검찰이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측근들을 체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자 부담감에 자해하기도 했다.
이 대표 측근들을 구속한 검찰은 올해 초부터 이 대표를 직접 겨누기 시작했다. 1월 16일 이 대표에게 두 차례 출석 조사를 요구했고, 이 대표는 언론을 통해 출석 일자와 시간을 밝히면서 양 측의 기싸움이 벌어졌다. 결국 이 대표는 검찰 요구대로 두 차례 출석했으나 준비해온 서면으로 답변을 갈음하는 전례 없는 대응 방식을 택했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해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묶어 지난달 16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중대 토착비리"라는 입장을 밝히며 수사팀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국회 체포동의안이 부결돼 이 대표는 구속 위기를 피했다. 검찰은 이후 보강수사 등을 거쳐 22일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 대표를 가장 마지막에 기소했지만, 대장동 사건의 몸통으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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