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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 안 하고 물가 하락도 기대... 에너지 요금 인상,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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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분기 전기·도시가스 요금 인상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막판 협의를 하고 있다. 에너지 요금을 냉·난방 수요가 적은 2분기에 높여야 한다는 '인상론'과, 물가 안정을 위해 묶을 수밖에 없다는 '동결론'이 팽팽히 부딪친다.
전기 요금은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올랐다.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킬로와트시(㎾h)당 전기요금은 1년 사이 32.4원 뛰었다. 지난해 도시가스 요금은 메가줄(MJ)당 5.47원, 난방용인 열 요금은 메가칼로리(Mcal)당 24.65원 상승했다. 전년 대비 각각 37.8%, 38.4% 오른 금액이다. 다만 도시가스 요금은 올해 1분기엔 직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전력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과 산업통상자원부는 전기·도시가스 요금을 계속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갈수록 악화하는 재무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은 사실상 요금 인상뿐이기 때문이다. 한전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32조6,0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한국가스공사는 제때 받지 못한 요금인 미수금이 지난해 8조6,000억 원까지 불었다.
에어컨, 보일러 켤 일이 거의 없는 2분기는 에너지 요금을 인상할 적기이기도 하다. 전기·도시가스 사용량이 적다 보니 에너지 소비자가 가격 인상을 체감하기 어려워서다. 또 이 시기에 요금이 오르지 않는다면, 전기·도시가스 요금은 냉·난방 수요가 커지는 3, 4분기에 더 큰 폭의 인상 압박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전기·도시가스 요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들어 하향세인 물가가 전기·도시가스 요금 인상으로 다시 뛸 수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7월 6.3%까지 치솟았던 물가 상승률은 2월 4.8%로 10개월 만에 4%대로 내려왔다. 이런 가운데 전기·도시가스 요금이 오르면 2분기 물가가 3%대까지 하락한다는 정부 기대는 어긋나기 쉽다.
지난겨울 정부를 놀라게 한 '난방비 폭탄' 역시 전기·도시가스 요금 인상론의 입지를 좁힌다. 여름·겨울철에 언제든 닥칠 수 있는 '전기요금 폭등', '제2의 난방비 폭탄'을 피하려면 전기·도시가스 요금을 2분기는 물론 수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높일 수밖에 없어서다.
꺾이고 있는 국제 에너지 가격도 전기·도시가스 요금 동결론을 뒷받침한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크게 뛴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에너지 공기업 경영을 악화시켰으나 올해 들어 안정세다. 한전, 가스공사는 요금을 높이지 않아도 재무 상황을 개선할 여지가 생긴 셈이다.
이에 정부가 2분기 전기·도시가스 요금을 소폭 올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상론과 동결론의 절충점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에너지 공기업의 경영 정상화가 중요하긴 하나, 전기·도시가스 요금 인상에 따른 국민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에너지 공기업이 흑자를 내면 적자폭은 점점 줄어드는 면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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