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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국내 상륙... "여기선 쓰는데 저기선 못 써요"

입력
2023.03.21 14:56
수정
2023.03.21 16: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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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애플페이 국내 첫 시작
등록 간편하나 사용처는 제한적
서비스 시작 직후 17만 명 등록

21일 서울의 한 음식점 계산대에 애플페이 결제 가능 안내 스티커가 붙어 있다. 뉴시스

21일 서울의 한 음식점 계산대에 애플페이 결제 가능 안내 스티커가 붙어 있다. 뉴시스

"아이폰에 등록한 일본 교통카드(스이카) 충전을 간편하게 할 수 있어 앞으로 일본 여행이 편해질 것 같아요. 그런데 정작 국내 교통카드는 서비스하지 않아 불편합니다."

서울 강남구 스타트업에 근무하는 장모(31)씨의 21일 애플페이 사용 총평은 '편리하지만 당분간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였다. 애플에서 지원하는 해외 결제서비스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나, 현재 국내에서 사용할 곳이 많지 않다는 뜻이 함축됐다.

현대카드는 이날 국내 카드사 최초로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4년 미국에서 애플페이가 처음으로 서비스된 후 9년 만에 국내 도입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늘은 애플페이만의 경사가 아니라, 한국 페이먼트(결제 시스템)의 중요한 이정표가 되는 날"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카드에서만 애플페이 이용 가능

애플페이는 현재 현대카드로만 이용이 가능하다. 비자·마스터카드 브랜드 신용카드 및 국내 전용 신용·체크카드, 개인형 법인카드면 된다. 다만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 브랜드는 불가능하다.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기기는 아이폰과 애플워치, 아이패드, 맥 등으로 한 기기에 등록할 수 있는 카드는 최대 16개까지다.

애플페이 설정 방법은 간단하다. 애플 휴대폰에 기본으로 장착된 지갑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고 플러스(+) 버튼을 클릭한 뒤, 안내 절차에 따라 카드를 추가하면 된다. 현대카드 앱에서도 애플페이를 애플 지갑 앱에 추가할 수 있다.

사용 방법도 쉽다. 아이폰과 애플워치 기기의 측면 버튼을 두 번 누른 뒤, 애플페이를 지원하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에 대면 된다. 인터넷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고 싶다면, 애플 기기의 지문인식이나 안면인식을 사용해 결제할 수 있다.



애플페이 이용 가능 매장은 제한적

당장 애플페이 사용처가 많지 않다는 점은 단점이다. 현재는 주요 편의점과 롯데마트 등 123개 브랜드 매장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타벅스를 비롯한 일부 프랜차이즈는 제외됐다. 심지어 이용 가능한 브랜드 중에서도 결제가 불가능한 매장도 있다. 카드 단말기가 있는 곳에서는 어디서든 사용 가능한 삼성페이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이는 적용하는 기술이 다르기 때문이다. 삼성페이는 일반 카드 단말기에서도 결제가 되는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을 사용하는 반면, 애플페이는 NFC 단말기 중에서도 국제 표준인 'EMV 규격 인증'을 받은 기기에서만 작동한다. 쉽게 말해 현재로선 '애플페이' 스티커가 부착된 NFC 단말기에서만 결제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애플페이를 교통카드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버스, 지하철 단말기를 EMV 규격 NFC 단말기로 바꿔야 가능하다. EMV 규격 NFC 단말기 가격은 대당 15만~20만 원 수준으로, 애플페이의 사용 가능한 매장을 확대하기엔 당분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 시작 직후 17만 명 등록

이런 불편에도 애플페이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까지 애플페이를 등록한 국내 사용자는 17만 명 안팎에 달했다. 던킨 올비 애플페이 인터내셔널 총괄은 "애플페이 가맹점 파트너는 현대카드 개인 고객 거래 건수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새로운 파트너사가 매일 추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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