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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소각장 찾은 오세훈 “마포 신구 소각장 병치기간 앞당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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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코펜하겐을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이 새로 지어지면 기존 시설 철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소각장 설치를 반대하는 마포구 주민들을 달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20일(현지시간) ‘관광지가 된 쓰레기 소각장’으로 유명한 코펜하겐의 열병합발전소 ‘아마게르 바케’를 찾아 마포구 소각장 조성 방안에 대한 구상을 내비쳤다. 서울시는 마포구 현 소각장 인근에 새 소각장을 2026년까지 준공하고, 기존 시설을 2035년 철거할 예정이다. 그 사이 9년은 두 시설이 동시 가동된다. 마포구 주민들은 소각장 옆에 또 소각장이 들어서게 되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오 시장은 “향후 쓰레기 발생량을 계산해 신구 시설의 병치 기간을 산정했다”며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면 단 몇 년이라도 기간을 단축시킬 방안이 있을지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발언은 이날 방문한 아마게르 바케 사례에서 비롯됐다. 아마게르 바케는 40년 넘은 노후 소각장을 대체하기 위해 건립됐다. 기존 시설은 아마게르 바케 가동 시작 3개월 만에 폐쇄됐다.
서울시는 아마바르 바케를 참고해 마포구 소각장을 지역 주민들이 사랑하는 명소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아마게르 바케는 기피시설을 기대시설로 바꾼 대표 사례로 꼽힌다. 건물을 거대한 언덕 모양으로 설계해 85m 높이 옥상부터 건물 입구까지 이어지는 잔디 스키장과 등산로, 전망대, 암벽 등반 시설 등을 조성해 주민에게 개방한 것이 주효했다. 국토 대부분이 평지라 등산이나 스키를 경험하기 어려운 코펜하겐 시민들은 아마게르 바케 조성을 반겼다.
실제 이날 찾은 아마게르 바케에선 산책 나온 아빠와 어린 아들, 네팔 여행을 앞두고 등산 훈련 중인 중년 여성, 외국인 관광객 등이 등산로를 오르내렸다. 불과 200m 앞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고, 덴마크 왕궁과도 고작 2㎞ 거리일 정도로 소각장은 시민들과 가까웠다. 오 시장은 “마포구 소각장은 시설 지하화를 구상하고 있지만, 일부를 지상으로 올려 주민들을 위한 창의적 아이디어를 구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아마게르 바케처럼 서울시가 주민 편의 시설만으로 마포구 주민들의 반발을 달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아마게르 바케도 주민 반대에 부딪히긴 했으나, 대다수 여론은 노후한 시설이 친환경적 시설로 대체된다는 사실에 만족스러워했다고 한다. 소각장에 대한 인식의 출발점이 달랐던 것이다. 코펜하겐 시당국은 설계 공모 때부터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절차를 공개했고, 무엇보다 안전 확보에 주력했다. 아마게르 바케의 오염물질 배출량은 유럽연합(EU) 기준치의 0.01~0.5% 수준에 불과하다. 오 시장은 “우리도 덴마크 못지않은 기술력으로 배출 물질을 친환경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며 “건강에 유해하지 않다는 믿음을 드릴 수 있도록 주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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