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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좌표찍기, 문자폭탄, 증오의 언어 난무"... 개딸들 행태 우려

입력
2023.03.19 15:45
수정
2023.03.19 17: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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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평산마을 찾아 文 예방
文 "정치인 증오의 씨앗이 증폭
결단, 화합... 총선서 신뢰 얻어야"
민주당 주요 당직 개편 움직임에
文, 필요성 공감한 것으로 해석
'이인규 회고록' 대해선 언급 자제

문재인(왼쪽) 전 대통령이 지난 17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경남 양산 평산마을 자택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 문 전 대통령은 "세 번의 민주 정부에 걸친 노력의 결과로 2018년 지방선거 때 마침내 영남의 지역구도를 획기적으로 넘어설 수 있었는데, 지난해 지선에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며 아쉬움을 표했다고 박 의원이 전했다. 박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문재인(왼쪽) 전 대통령이 지난 17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경남 양산 평산마을 자택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 문 전 대통령은 "세 번의 민주 정부에 걸친 노력의 결과로 2018년 지방선거 때 마침내 영남의 지역구도를 획기적으로 넘어설 수 있었는데, 지난해 지선에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며 아쉬움을 표했다고 박 의원이 전했다. 박 의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문재인 전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좌표찍기'와 '문자폭탄' 등 증오와 혐오의 언어가 난무하는 현실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이재명 대표의 강성지지층인 '개딸' 등이 비이재명(비명)계 인사를 겨냥해 벌이고 있는 '수박 색출' 행태를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17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 자택을 예방해 '라스트 캠페인'과 '넬슨 만델라의 위대한 협상'을 선물하자 문 전 대통령이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19일 페이스북에 올렸다. 미국 정치인 로버트 케네디의 1968년 대선 선거운동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만델라의 삶을 통해 모색하는 정치 양극화 문제의 해법을 다룬 책이다.

책을 받아든 문 전 대통령은 "정치인이 증오의 씨앗을 뿌리면 그게 갈수록 증폭돼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정말 굉장하게 되어 버린다"며 걱정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이런 문제의식에 공감해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거듭해서 강성지지층을 향해 "내부공격을 삼가달라"며 화합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또 "당이 달라지고, 뭔가를 결단해 그것을 중심으로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기만 해도 내년 총선에서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문 전 대통령이 언급한 '당의 결단'에 대해 박 의원은 본보 통화에서 "일반론적인 이야기"라며 구체적인 설명을 삼갔다.

다만 당내 사정에 비춰 지도부 쇄신 등 당직 개편의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 지도부는 비명계를 달래고 단합을 도모하기 위해 친명계 중심으로 꾸려진 주요 당직자 일부를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체 대상으로는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 대변인단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비명계는 이에 더해 내년 총선 공천의 실무를 책임지는 사무총장 교체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 시점도 관심사다. 당 지도부는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맞춰 당직을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는 지난 15일 이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전면적인 인적 쇄신의 필요성을 촉구하는 한편 "변화된 모습을 빨리 보여줘야 한다"며 속도전을 주문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17일 박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를 책임졌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의 회고록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1시간 10분가량 만나 뵀는데 회고록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전 부장은 24일 발간하는 회고록('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에서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었던 문 전 대통령에게 서거의 책임을 돌리며 "노무현의 주검 위에 거짓의 제단을 만들어 대통령이 됐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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