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연금개혁 반대' 시위 격화… 310명 체포돼

입력
2023.03.17 22:42
수정
2023.03.17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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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회 표결 건너뛴 채 연금개혁 강행 처리
24개 도시서 항의 시위… 6만 명 운집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프랑스 정부가 연금개혁 법안을 강행 처리한 데 항의하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파리 소방대원들이 이때 난 거리의 불을 끄고 있다. 파리=EPA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프랑스 정부가 연금개혁 법안을 강행 처리한 데 항의하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파리 소방대원들이 이때 난 거리의 불을 끄고 있다. 파리=EPA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밀어붙이고 있는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정부가 의회 표결을 건너뛰면서까지 연금개혁 강행에 나서면서다. 격렬한 항의 시위가 이어지면서 하루에만 프랑스 전역에서 310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17일(현지시간) 프랑스 BFM방송에 따르면 파리, 마르세유, 낭트 등 24개 도시에서 전날 오후 예고도 없이 열린 시위에 6만 명이 운집했다. 이들은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가 헌법 49조 3항을 발동해 하원에서 연금개혁 법안 표결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자발적으로 길거리로 나왔다.

1만 명의 인파가 모인 파리에서는 하원 맞은편에 있는 콩코르드 광장에서 애초 평화롭게 시위가 펼쳐졌다. 분위기가 바뀐 건 오후 8시쯤부터다. 광장 중앙에 있는 오벨리스크 복원 공사 현장에 누군가 불을 질렀고, 경찰은 돌을 던지는 등 폭력을 사용하는 시위대에 최루가스와 물대포로 대응했다. 이날 시위가 열린 광장뿐만 아니라 쓰레기 수거업체 파업으로 파리 곳곳에 쌓여 있는 쓰레기통과 주차된 차량에 불이 붙기도 했다.

서부 낭트에서 열린 시위에서는 "우리는 49.3을 원하지 않는다" "마티뇽(총리실)을 불태우자" "분노가 극에 달했다"와 같은 구호가 울려 퍼졌다. 남부 마르세유에서는 길거리로 나온 사람들이 건물에 페인트를 뿌리거나, 은행, 옷 가게, 전자제품 판매점 등을 약탈하는 일이 벌어졌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은 RTL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경찰이 전날 파리에서 258명을 포함해 프랑스 전역에서 31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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