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이인규 회고록에 부글대는 친노·친문… "고인 두 번 죽이고 있다"

입력
2023.03.17 18:30
수정
2023.03.17 19:43
5면
구독

'뇌물 사실' 주장에 "용인 수준 넘어" 비판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책임자였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뇌물 혐의가 모두 사실이었다는 내용의 회고록을 17일 발간했다. 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책임자였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뇌물 혐의가 모두 사실이었다는 내용의 회고록을 17일 발간했다. 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책임자였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노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는 사실'이라는 내용의 회고록을 발간하면서 야권이 분노로 들끓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야권 인사들은 앞다투어 회고록에 대해 "고인과 유족을 향한 2차 가해 공작"이라며 비판하는 한편, 노 전 대통령 서거 14년 만에 회고록을 발간한 이 전 부장을 향해 정치적 의도를 질타했다.

노무현재단 "고인과 유족 다시 욕보이려는 2차 가해"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은 17일 입장문을 내고 이 전 부장의 회고록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노 전 대통령과 유가족에 대한 2차 가해 공작을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단은 이 전 부장을 향해 "노 전 대통령 서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정치검사"라며 "당시 수사 책임자로서 공적 책임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까지 저버렸다"고 맹비난했다.

재단 측은 회고록에 언급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시계 선물 및 140만 달러 뇌물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의 특수활동비 횡령에 대해선 "노 전 대통령은 위 사실들을 재임 중에 전혀 몰랐으며 일체 관여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 당시 '시계는 빼자'고 말했다는 등 그 외 주장에 대해선 "대답할 가치조차 없다고 판단한다"고 일축했다.

盧 변호인 전해철 "용인 수준 넘어섰다" 격분

이재명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반성하고 자숙해도 모자랄 이 전 부장이 회고록을 내더니 고인의 명예를 또 한 번 짓밟았다"며 "어디 감히 함부로 고인을 입에 올리나"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제아무리 '유검무죄 무검유죄', '만사검통'의 시대가 됐다지만 궤변이 진실로 둔갑할 수는 없다"며 "인륜과 도리를 저버린 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역사의 심판을 맞이한다"고 덧붙였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았던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이 전 부장의 무도한 거짓 주장과 파렴치한 행태를 좌시할 수 없다"고 격분했다. 전 의원은 "회고록은 사실 적시라기보다는 자신의 관점과 시각에서 두 대통령을 왜곡되게 묘사하고 폄훼한 것"이라며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홍보수석을 지냈던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도 회고록에 대해 "고인과 유가족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 전 부장을 향해 "노 전 대통령이 권 여사의 자금 수수를 알고 있었다는 증거를 밝히라"며 "그렇지 못하면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검사 시절 즐겨하던 대로 언론플레이라도 하려는 것인가"라며 "확인할 수 없는 일방적 주장으로 항변할 수 없는 고인을 욕보이는 것은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측 "따로 드릴 말씀 없다" 침묵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은 이 전 부장의 회고록과 관련해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이 전 부장은 회고록에서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동지요 친구인 노무현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용했다"고 문 전 대통령을 저격했다. 문재인 정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던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정치검사의 일방적 주장으로 대꾸할 가치가 없다"며 "검찰정권이라는 뒷배가 생겼으니까 대통령을 억울하게 죽였던 자가 뒷배를 믿고 날뛰는 것"이라고 냉소했다.


우태경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