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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김문기는 유동규 보좌"... 검찰 "호주서 골프, 기억 안 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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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알았는지를 두고 법정에서 다시 맞붙었다. 검찰은 "이 대표가 팀장급 직원이 600명 있었더라도 김 전 처장만큼은 기억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 대표 측은 "무슨 근거냐"며 반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 강규태)는 17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대표에 대한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2021년 12월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4차례 방송 인터뷰를 하면서, 김 전 처장에 대해 "성남시장 때는 몰랐다"고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대표가 대장동 비리 의혹과의 연관성을 조기에 차단하고 대선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김 전 처장을 모른 척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재판에선 김 전 처장에 대한 이 대표의 '기억 정도'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검찰은 ①이 대표가 2015년 호주·뉴질랜드 출장에서 김 전 처장과 골프를 쳤고 ②김 전 처장이 위례신도시·대장동 개발 사업 실무책임자로서 수차례 대면 보고를 했던 점을 거론하며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사적·공적 관계에서 기억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김 전 처장과 같은 직급 팀장만 600명"이라는 이 대표 측 주장에 대해서도 "599명의 팀장이 기억나지 않더라도 김 전 처장은 다르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즉흥적인 발언은 처벌할 수 없다"는 이 대표 측 주장도 문제 삼았다. "김 전 처장을 모른다"는 발언은 네 차례 인터뷰에서 중복되는 질문에 대한 준비된 답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은 "해당 발언으로 선거에서 유리해지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대장동 의혹을 김 전 처장으로부터 보고받았는지는 유권자들의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주기에 충분하다"며 "공무상 출장 중 골프를 즐긴 건 대장동 의혹과 연결 짓지 않아도 후보자의 자질·성품과 관련해 영향을 줄 만한 부정적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또 김 전 처장이 대장동 사업 등과 관련해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에게 보고했던 문서를 수십 개 제시하며 "김 전 처장을 단순한 하위직원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이 대표 측 인사가 지난해 2월 김 전 처장 아들을 직접 만난 시점을 전후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또는 김현지 보좌관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한 정황도 제시했다. 이 대표 측은 "유족을 만난 건 이 대표 지시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표 측은 김 전 처장과의 관계에 대해 확실히 선을 그었다. 이 대표 측은 해외 출장 당시 김 전 처장과 이 대표가 함께 찍힌 사진을 거론하며 "두 사람이 단 한번도 눈을 마주친 적이 없어 정말 희한하다"며 "김 전 처장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보좌하고, 이 대표를 보좌하는 건 유 전 본부장이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 측은 "김 전 처장만큼은 기억날 수밖에 없다"는 검찰 주장에 "무슨 근거냐"며 따지기도 했다.
이 대표 측은 "즉흥적 답변이 맞다"는 입장도 굽히지 않았다. 이 대표 측은 "후보자들이 엄청 준비하는 토론회조차도 구두(口頭)로 하는 것은 즉흥적이고 불명확한 부분이 있다"며 "이런 논리가 토론에만 해당되겠느냐"고 했다. 토론회에서의 즉흥적 발언은 허위사실 공표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를 방송 인터뷰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도 이 대표를 비난했다. 유 전 본부장은 취재진을 만나 "김 전 처장이 이 대표를 보좌하려고 2인 카트를 직접 몰았다"며 "거짓말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법원에 찾아온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 뿐 취재진 질문에는 전혀 답변하지 않았다.
유 전 본부장은 31일 이 대표 재판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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