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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연 날에는 마스크 꼭 써야 하는 이유?…미세먼지, 치매 위험 높인다

입력
2023.03.16 21:07
수정
2023.03.16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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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지난 11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뉴시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지난 11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뉴시스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이 대뇌 피질 두께를 줄이고 인지 기능을 떨어뜨려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재림ㆍ김창수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와 노영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2014년 8월부터 32개월간 서울·인천·원주·평창에서 뇌 질환이 없는 건강한 50세 이상 640명을 대상으로 초미세먼지(PM2.5), 미세먼지(PM10), 이산화질소(NO3) 등 주요 대기오염 물질이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다.

연구 결과,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이산화질소가 10ppb 높아질 때 대뇌 피질 두께가 각각 0.04㎜, 0.03㎜, 0.05㎜ 줄었다.

대뇌 피질은 대뇌 표면에 신경세포가 모여 있는 곳이다. 기억과 학습 능력 등 여러 뇌 인지 기능을 담당한다. 대뇌 피질 변화는 알츠하이머병 등 뇌 질환과 연관이 깊다.

실제로 건강한 일반인의 대뇌 피질 두께는 평균 2.5㎜이지만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2.2㎜로 더 얇다.

대상자들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마찬가지로 대뇌 피질의 전두엽과 측두엽, 두정엽, 뇌섬엽 등 4가지 부위가 모두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부위는 사고력ㆍ주의력ㆍ공간지각력ㆍ기억력을 관장해 부위가 줄어들면 그 기능이 떨어져 알츠하이머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10㎍/㎥씩 높아질 때마다 전두엽 두께는 0.02㎜, 측두엽 두께는 0.06㎜ 감소했다.

초미세먼지 농도의 경우 10㎍/㎥씩 상승할 때마다 측두엽 두께가 0.18㎜ 줄었다. 이산화질소 농도가 10ppb 증가하면 전두엽과 두정엽이 0.02㎜, 측두엽은 0.04㎜, 뇌섬엽은 0.01㎜ 감소했다.

대기오염 물질 농도가 오르면 인지 기능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농도가 10씩 증가할 때마다 인지 기능 점수가 각각 0.69점, 1.13점, 1.09점 떨어졌다.

연구팀은 “대기오염 물질로 인해 연구 대상자들의 계산, 언어, 기억 능력 등이 감퇴한 것을 의미한다”라고 주장했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되기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위험도 각각 1.5배, 2.2배, 1.7배로 올랐다.

그동안 선행 연구에서 대기오염 물질이 대뇌 피질 위축에 영향을 주는 것은 확인했지만, 이러한 현상이 실제 인지 기능 저하와 알츠하이머병으로 이어진다는 근거는 없었고 이번에 밝혀낸 것이란 게 연구팀 설명이다.

조재림 교수는 “대기오염이 심할 때는 외출을 삼가고 바깥 활동 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인바이런먼트 인터내셔널’ 최신 호에 실렸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세브란스병원 제공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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