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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시다, 긴자서 '오모테나시'외교...스키야키 만찬 후 경양식집서 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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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국 정상으로서 4년 만에 일본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4시간 30여 분에 걸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밀착 행보를 보였다. 양 정상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12년 만에 한일 '셔틀외교'를 복원시켰음에도 공동선언문 발표나 기대했던 일본 측의 호응이 나오지 않은 아쉬움을 일본 측의 극진한 대접에 따른 '밀착 행보'로 대신하는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의 이날 정상회담을 제외한 다른 일정 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기시다 총리와의 만찬과 친교 자리였다. 일본 측은 스키야키로 유명한 도쿄 긴자의 ‘요시자와’ 식당에 1차 만찬 자리를, 오므라이스를 좋아하는 윤 대통령의 취향을 배려해 128년 역사의 경양식집 ‘렌가테이’에 두 정상만의 친교 자리를 준비했다.
기시다 총리 부부는 오후 7시 40분 식당에 도착한 윤 대통령 부부를 직접 마중하며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네 사람은 신발을 벗고 지하로 내려가 만찬 장소인 전통 일본식 실내 공간인 '호리고다츠' 방에서 스키야키와 샤부샤부, 스테이크 등 요리를 즐겼다. 공관에서의 만찬이 아닌 일본식 전통 음식이나 음식점에서 외국 국빈을 맞는 건 일본의 접대문화인 '오모테나시'(극진한 대접) 외교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이번 만찬은 양 정상 부부간의 친밀감을 높인다는 목적으로 기시다 총리가 직접 장소를 선정해 초청했다"며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가진 스시 만찬이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꼬치구이 만찬과도 비교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친교 행보는 만찬에서 그치지 않았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만찬 이후 배우자 동행 없이 만찬 장소에서 280m 떨어진 경양식집 '렌가테이'로 자리를 옮겨 단독 대화를 이어 나갔다. 이곳은 1895년 창업해 128년 역사를 잇고 있는 경양식집으로 포크커틀릿에 양배추를 곁들인 일본식 '돈가스'와 오므라이스의 발상지로 알려진 장소다. 윤 대통령이 과거 긴자에 여러 번 다녀갔다는 정보를 입수한 일본 정부가 특별히 준비한 곳이라고 한다.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의 극진한 예우를 받았다. 윤 대통령이 오후 4시 40분쯤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 총리공관에 도착하자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이 차량에 내리기 전 미리 마중을 나왔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이 차량에서 내리자 악수를 나눈 뒤 자위대 의장대 공동 사열 행사장으로 손수 안내하는 모습이었다. 두 정상은 태극기와 일장기가 게양된 단상에 올라 의장대와 마주 선 채 ‘차려 자세’로 대기했고, 군악대가 애국가와 기미가요를 연주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방일 첫 공식 일정으로 재일동포와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윤 대통령은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불편한 한일관계가 정상화되고 양국이 미래로 나아갈 때 여러분도 더 자긍심을 가지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국 국민이 상대국을 좋아하면 문화에 관심을 갖는데,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양국 문제를 국내 정치나 자기 입지에 활용해서는 안 된다"며 "민주 국가에서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간담회에는 한국인연합회, 한국유학생연합회 소속 동포 등 77명이 참석했고, 일본 가고시마현의 도자기 명가인 '심수관가'의 제15대 심수관(본명 오사코 가즈데루)씨도 참석해 윤 대통령에게 도자기를 선물했다. 심수관가는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 도공 심당길의 후손들이다.
이날 북한이 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윤 대통령은 방일 전후로 안보 상황을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도쿄에 도착하자마자 숙소에 마련된 합동참모본부 상황실을 방문해 화상회의를 개최한 윤 대통령은 "특이사항이 있으면 이곳에서 계속 점검하고 대응하겠다"고 지시했다. 출국에 앞서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개최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도 "한미일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하라"며 "우리 군이 북한의 어떠한 위협도 억제할 수 있는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현재 진행 중인 '자유의 방패' 연합연습을 철저하게 수행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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