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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코드원' 이륙 두 시간 전에, 北 기다렸다는 듯 동해로 ICBM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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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6일 동해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쐈다. 윤석열 대통령이 12년 만에 한일 양자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하기 2시간여 전에 도발을 감행했다. 현직 대통령의 해외순방 당일 북한이 미사일을 쏜 건 전례 없는 일이다. 한일 안보협력과 한미일 3각 공조에 맞서 북한이 도발수위를 높이면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7시 10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되어 약 1,000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며 한미 정보당국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동향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평양에서 일본 도쿄까지 거리는 1,300㎞에 불과하다. 북한의 노림수를 짐작할 만한 대목이다.
비슷한 시간 일본 방위성은 “(북한 탄도미사일은) 약 70분간 비행해 오전 8시 19분쯤 홋카이도 오시마섬 서방 약 200㎞ 해역에 낙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북한 ICBM은 최고 고도 약 6,000㎞로 나타났다.
합참 관계자는 “탐지된 사항을 근거로 화성-17형 미사일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괴물'로 불리는 북한의 최신 ICBM 화성-17형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의미다. 북한은 액체가 아닌 고체연료가 장착된 화성-17형 발사를 공언해왔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신속하게 쏠 수 있어 한미 당국의 탐지가 훨씬 어렵다. 이에 대해 합참은 "고체연료 추진 ICBM 가능성에 대해서는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북한의 ICBM 도발은 올 들어 두 번째다. 앞서 13일부터 한미 양국이 군사훈련에 나선 상황에서 반발하려는 의도가 깔렸다. 하지만 굳이 이날을 택해 ICBM을 쏜 건 윤 대통령의 방일을 견제하려는 의미로 읽힌다. 한일·한미일 군사공조를 강화하는 상황에 북한이 대놓고 불만을 터뜨린 셈이다.
이날 윤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코드원)는 오전 9시 30분쯤 서울공항을 이륙했다. 북한이 ICBM을 발사한 건 불과 2시간여 전이다. 대통령실은 즉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의 무모한 도발은 분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의 ICBM 발사 의도에 대해 “갑자기라기보다는 사전에 계획된 수순이 아니었는가 생각한다”며 “윤 대통령의 방일과 한일 정상회담을 겨냥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는 의도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가 북한의 도발 의도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다른 군 관계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 포착했다”고 덧붙였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미훈련뿐만 아니라 한일정상회담 개최를 통한 양국 간 군사협력 강화 조짐에 대한 반발 성격”이라고 지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북핵 공조를 위한 한일 안보협력 강화 등 한일정상회담 예상 결과에 대한 사전 견제적 포석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미일을 동시에 겨냥한 도발 의미도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은 이번 발사로 ICBM 능력을 통해 미국에 대항할 수 있음을 과시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지난해 11월 한미훈련 기간에 처음 도발한 전례를 이어간다는 의미"라며 “한미 양국이 감시·정찰·타격 자산을 동원해 북한이 위축됐던 예전과 달리 한국, 일본, 괌 등을 타격할 전술핵 능력을 갖춘 북한의 자신감이 표출된 도발”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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