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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4억·문과생 유리…챗GPT 때문에 몸값 뛰는 이 직업

입력
2023.03.16 14:49
수정
2023.03.16 15:0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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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훈련사' 프롬프트 엔지니어
좋은 답변 하도록 명령어 시험하는 일
코딩 지식 전혀 필요없어

지난해 말 미국 오픈AI에서 공개한 사람처럼 대화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의 인기로 몸값이 뛴 일자리가 있다. 바로 'AI 훈련사'로 통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란 AI가 자연스러운 답을 내놓을 수 있도록 AI를 훈련시키는 사람이다. AI가 더 좋은 답변을 하도록 다양한 대화체 명령어(프롬프트)를 만들어 시험하는 일을 한다.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중요한 이유는 질문 수준에 따라 AI 성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좋은 질문으로 끊임없이 훈련시켜야 AI가 양질의 대답을 내놓을 수 있다.

그러나 당장 필요한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많지 않아 몸값이 치솟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5,000억 원을 투자한 미국 AI 신생기업(스타트업) 앤스로픽과 영국 법무법인 미시콘 데 레야 등은 연봉 3억~4억 원을 제시하며 공개적으로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뽑는다. AI 개발업체 뤼튼테크놀로지스도 억대 연봉을 걸고 국내 최초로 프롬프트 공개 채용에 나섰다. 뤼튼의 공동 창업자인 김태호 이사는 "생성형 AI가 나온 지 얼마 안 돼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국내에 거의 없다"며 "해외에도 이제 막 뽑고 있는 단계여서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래서 AI 업계에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앱 개발자에 비유한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오면서 앱 개발자가 등장한 것처럼 AI 시대에 새로 등장한 직군이기 때문이다.

챗GPT를 소개한 오픈AI 홈페이지. 오픈AI 홈페이지 캡처

챗GPT를 소개한 오픈AI 홈페이지. 오픈AI 홈페이지 캡처

특이하게도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코딩을 몰라도 된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언어 감각과 창의적 사고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되려면 차라리 공상과학(SF) 영화를 많이 보고 상상력을 키우라고 조언한다. 김 이사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지식과 무관하게 다양한 상상을 펼칠 수 있는 창의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문과생이 유리할 수 있다. 김 이사는 "코딩 지식이 전혀 필요 없고 언어 구사력과 상상력이 중요해 문과 출신이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기업들은 별도의 프롬프트 엔지니어 채용 시험을 거친다. 뤼튼은 프롬프트 설계 시험으로 필요 인력을 뽑을 예정이다. 김 이사는 "AI가 좋은 대답을 내놓을 수 있도록 구상한 기획안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AI 업계에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부족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본다. 김 이사는 "새로 생긴 직군이어서 경력자가 없다"며 "AI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는 연구개발 인력에 해당돼 연봉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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