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이재명 단계적 퇴진론 동의… 연말은 너무 멀어"

입력
2023.03.1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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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일색 당직 전면 개편 주장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7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에 참석해 '민주당 집권 5년 반성과 교훈'이라는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7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에 참석해 '민주당 집권 5년 반성과 교훈'이라는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이재명 당대표의 ‘질서 있는 퇴진론’에 동의하면서도 퇴진 시점에 대해선 “연말이라고 하는 것은 너무 멀다”는 입장을 밝혔다. 내년 4월로 예정된 총선이 임박한 시점에 이 대표가 퇴진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늦다는 취지다.

조 의원은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저도 질서 있는 퇴진론과 비슷한 단계적 퇴진론”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질서 있는 퇴진론은 최근 이 대표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처하는 한 친이재명계(친명) 의원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연말쯤 스스로 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서 총선을 치르고, 이후 이 대표가 대장동 의혹 등 자신과 관련한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뒤 다음 대통령선거에 나선다는 시나리오다.

조 의원은 이에 대해 “여러 가지 허들을 넘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가 언급한 허들은 이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기 전 한두 차례 더 송부될 것으로 예상되는 체포동의안과 관련해 어떻게 대응할지에 관한 것이다. 조 의원은 “이 대표 입장에서 잘 넘어간다는 것은 소통도 잘하고 또 당 운영이 이런 식으로 돼서는 안 된다고 하는 불만을 어떻게 잠재울 것인가도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질서 있는 퇴진론을 수용할지에 대해선 그는 “정치는 생물”이라며 확답을 피하면서도 ‘단계적 퇴진론’을 강조했다.

조 의원이 얘기하는 ‘단계적 퇴진론’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단일 색채”인 친명 일색 당직을 전면적으로 개편해 당을 안정시킨 뒤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취지다. 당직 개편은 선출직인 최고위원 외에 지명직 최고위원, 사무총장 등 지명직을 모두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당직자로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 조 의원 주장이다.

그는 “그래서 그분들하고 당의 대소사를 항상 같이 논의를 하고 다른 시각, 다른 목소리를 경험을 하고 같이 이런 생각도 있구나, 이럴 수도 있구나라는 것을 항상 같이 고민을 하고 그 과정을 거쳐서 어떤 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당직 개편 주장이 공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선 민주당을 침몰하고 있는 타이타닉호에 빗대 답변했다. 조 의원은 “타이타닉을 탔는데, 어딘가는 구멍이 나 물이 새어 들고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면서 “거기서 일등석에 간들, 삼등석에 있는 거 하고 그게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는 빨리 구멍을 메우자. 어디에 빙산이 있는지 빨리 좀 찾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탄정당’ 등 땅에 떨어진 당에 대한 신뢰를 되찾는 것이 우선이고, 공천은 나중 문제라는 의미다. 그는 “공천이라는 것은 우리 민주당 1번 기호를 다는 것”이라면서 “지역 예선을 통과하는 것인데, 지역예선 통과하면 당선이냐,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본선 가서 이겨야 되는데, 지금 쭉, 쭉 우리 당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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