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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발 금융 불안, 유럽까지 번졌나... 크레디트스위스 주가 최저치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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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 주가가 15일(현지시간) 한때 30% 이상 폭락했다. 지난해부터 악화한 CS의 재무 건전성 문제에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도 겹치면서 금융 불안이 조성된 탓이다. 유럽 주요국 증시가 크게 휘청이자 당국은 유동성 지원 방안을 꺼내 들며 다급히 진화에 나섰다.
로이터통신·AFP통신 등에 따르면, CS의 주가는 이날 전장에 비해 24% 하락 마감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때 30% 넘게 폭락하기도 했다. CS는 스위스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은행이자 세계적 투자은행으로, 이날 주가 급락은 유럽 주요국 증시 타격으로도 이어졌다.
CS의 주가 급락을 낳은 직접적 원인이 미 SVB 파산 사태는 아니라 해도, 잇따르는 은행 위기로 극대화한 시장 불안 심리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 CS는 연례 보고서에서 “2021년과 2022년 회계연도 내부 통제에서 '중대한 약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크리스 보샹 IG그룹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CS가 벼랑 끝에 서 있는 느낌”이라며 “미국의 지역 은행에서 시작된 위기가 갑자기 유럽의 위기로 커졌다”고 말했다.
특히 CS의 최대 주주인 사우디국립은행이 재정 지원에 공개적으로 선을 그은 게 주가 폭락의 결정타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아마르 알 쿠다이라 사우디국립은행회장은 블룸버그TV에서 “CS에 투자를 늘릴 경우 우리 지분은 10%를 넘게 되는데, 규제 때문에 추가 지원은 불가능하다”며 “추가 자금 투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CS가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시장 확신을 회복하도록 스위스국립은행(SNB)과 스위스금융감독청(FIINMA)에 공개 지지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스위스 금융당국도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이날 SNB는 FIINMA와 함께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CS는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에 부과되는 자본과 유동성 요건을 충족 중”이라며 “단 필요시 CS에 유동성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SNB는 스위스 금융시장에 미국 SVB 파산 사태가 직접적인 위협으로 작용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SNB로부터 최대 70조원 상당의 자금을 지원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최대 500억 스위스프랑(약 70조3,000억 원)을 SNB에서 대출받아 유동성을 강화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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