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재명 사퇴' 대신 '인적 쇄신'으로 수습?... "시간 벌기에 불과" 비판도

입력
2023.03.15 20: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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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미래 만나 "소통 부족했다" 자성
박지원 "文도 '李 중심 뭉쳐야 한다'고 해"
친명 제기한 '질서 있는 퇴진'에 설왕설래
비명 이상민은 "거취 표명 빠를수록 좋아"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당내 의견그룹 '더좋은미래' 의원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강훈식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표가 당장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는 '즉시 퇴진론'이 잦아드는 대신 '인적 쇄신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친이재명계 인사들이 선제적으로 '질서 있는 퇴진론'을 말하며 당내 불만 달래기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장 발등의 불은 끈 모양새지만,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으면 내년 총선이 다가올수록 '대표직 사퇴' 요구가 언제든 번질 가능성은 다분하다.

당내 의원모임, 내홍 수습에 방점

이 대표는 15일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 대표는 "절대적으로 소통이 부족했던 것 같다""정당 내 다양한 목소리는 정당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무더기 이탈표'를 의식해 의원들과 소통 행보를 강화하면서 갈등 수습에 나선 것이다.

더미래는 이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주되,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 더미래 대표인 강훈식 의원은 간담회 후 "새로운 민주당의 모습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를 위해 전면적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더미래는 지난 8일에도 "분열을 조장하는 어떠한 시도도 단호히 거부한다"며 단일대오를 강조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의 모임인 '초금회' 소속 의원 20여 명은 지난 13일 당내 갈등에 대한 우려를 교환했다. 한 참석 의원은 "이 대표의 사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당내 분열을 막는 것이 급선무라는 의견이 더 많았다"고 전했다.

박지원(왼쪽) 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10일 경남 양산 사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박지원 전 원장 페이스북 캡처

'단일대오'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10일 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를 방문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본보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은 '지금 대안도 없는데 왜들 이러냐, (민주당이) 이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질서 있는 퇴진론' 비명계 달래는 데 역할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비명계를 중심으로 나온 대표직 사퇴 요구가 당내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은 것은 친명계에서 선제적으로 제기한 '질서 있는 퇴진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즉시 거취에 대한 결단을 내릴 경우 강성 지지층·당원들의 반발로 당이 갈라질 우려가 큰 만큼 올가을이나 연말까지 연착륙을 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후 내년 총선 대응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통해 이 대표가 물러날 수 있는 명분도 자연스럽게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총선 공천제도 태스크포스(TF)' 단장이자 비명계 중진인 이개호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질서 있는 퇴진론에 대해 "상당히 일리 있고 사실에 가까운 얘기"라고 밝혔다. 반면 친명계인 김두관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질서 있는 퇴진론은 민주당 안에서 대대손손 기득권을 누리겠다는 정치인들의 야합이고 담합"이라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다만 이 대표가 직접 약속한 것도 아닌 만큼 신뢰할 수 있느냐는 반응도 적지 않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이 대표는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의원들의 만류에도 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나오지 않았느냐"라며 "연말에 순순히 물러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이상민 "거취 표명 빠를수록 좋아"

이 대표의 결단이 빠를수록 좋다는 의견이 여전한 것도 불씨다. 비명계로 5선인 이상민 의원은 본보 통화에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걷어내는 것이 본질이고, 질서 있는 퇴진론은 시간 벌기용에 불과하다"면서 "이 대표의 거취 표명이 늦어질수록 당도 타격을 입고 본인도 상처가 커질 뿐이기 때문에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이성택 기자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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