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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사태] 도미노 파산 우려에 "털고 보자" 공포 확산, 코스피 '검은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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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의 여파가 하루 시차를 두고 한국 증시에 옮겨 붙었다. 미국 중·소형 은행들이 줄도산할 수 있다는 공포가 외국인의 대량 '손절매'로 이어졌다.
14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2.56% 하락한 2,348.97에 마감했다. 올해 들어 일간 최대 낙폭이다. 중·소형주 중심 코스닥의 피해는 극심했다. 3.91% 빠진 758.05로 마쳐 역시 일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검은 화요일'을 이끈 건 외국인이었다. 코스피시장에선 삼성전자(-1.67%) SK하이닉스(-3.8%) 등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6,397억 원을 내던졌다. 은행주의 피해도 컸다. 3.78% 하락 마감한 KB금융은 외국인 순매도 규모(250억 원)가 코스피시장에서 네 번째로 컸다. 하나금융지주(-3.86%) 우리금융지주(-3.42%) 기업은행( -3.03%) 신한지주(-2.64%) 등 다른 은행주도 외국인 이탈로 고전하긴 마찬가지였다.
코스닥시장에선 '효자 종목' 2차전지주들이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에 올랐다. 에코프로(2.63%)에서 1,454억 원, 에코프로비엠(-3.2%)에서 331억 원의 외국인 자금이 이탈했다. 에코프로는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됐음에도 개인 매수세가 몰리며 주당 40만 원의 신고가를 찍는 등 변동성이 심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는 아시아 증시 전반을 흔들었다. 일본 닛케이(-2.19%) 홍콩 항셍(-2.27%)의 낙폭이 가장 컸다.
이날 증시 발작은 전날 미국 뉴욕주 금융당국이 시그니처은행을 폐쇄 조치한 데 이어,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등 중·소형 은행의 연쇄 파산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우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JP모건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아 가용 유동성을 700억 원 달러(약 91조 원)로 늘린 상태다.
중국 전국인민대회 종료로 아시아 증시 하단을 받쳤던 중국 경제 부양 기대감까지 소멸되자 파장이 확산됐다는 분석(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있다. 전날엔 미국 정부의 발빠른 예금자보호 대책 발표에 긴축 완화 기대감까지 더해져 한국, 중국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반면 채권시장의 긴축 완화 기대감은 증폭되는 중이다. 금리정책에 민감한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3.98%까지 하락해, 3영업일 누적 낙폭이 1%포인트를 넘겼다. 1987년 10월 19일 검은 월요일 이후 최대폭이다. 미국 선물시장에 반영된 3월 금리 동결 확률은 한때 35%에 달했고, 연내 3회 이상 금리 인하 주장까지 등장했다.
SVB 사태 진화를 위해 연준이 23일 금리를 동결하거나 0.25%포인트만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결과다. 이는 원·달러 환율을 장중 1,297원까지 끌어내렸고, 국채 3년물(3.38%) 금리 추가 하락을 부추겼다. 다만 환율은 수입업체의 저가매수성 결제 수요 등이 몰리며 1,311원에 상승 마감했다.
주식시장을 뒤흔든 공포가 '하루짜리' 이벤트로 끝날지, 채권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지속될지는 이날 오후 9시 30분에 발표하는 미국 2월 물가에 달렸다. 시장은 전년 동월 대비 6%, 전월 대비 0.4%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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