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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진아, 이혼했어?" 中에 검색어 등장... '더 글로리'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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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진 이혼'.
드라마 '더 글로리' 파트2가 공개된 다음 날인 11일 중국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런 키워드가 실시간 검색어 2위로 등장했다. 드라마에서 연진(임지연)이 남편 하도영(정성일)과 이혼한 내용을 현지 누리꾼들이 너도나도 SNS로 퍼나르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는 방증이다.
반전은 따로 있다. 중국은 '더 글로리'가 공개된 넷플릭스가 서비스되지 않는 나라다. '더 글로리'를 정식으로 볼 길이 막혀 있는데 파트2 후반에나 나오는 드라마 내용이 순식간에 퍼진 것은 불법 다운로드 등을 통해 본 시청자가 적지 않은 탓으로 추정된다. 중국 유명 콘텐츠 리뷰 사이트인 더우반엔 '더 글로리' 파트2 리뷰가 14일 오후 3시 기준 16만 건 이상 쏟아졌다.
"우리가 보고 싶은 정의" 북미서도 관심
중국에서조차 '훔쳐보기'가 기승을 부린 '더 글로리' 파트2는 13일 넷플릭스 전 세계 TV쇼 부문에서 1위(플릭스패트롤)를 차지했다. 10일 공개된 후 단 사흘 만이다. 정상에 오른 나라는 일본, 브라질, 케냐 등 38개국에 이른다. 지난 연말 공개됐던 '더 글로리' 파트1이 이 부문 비(非)영어권 정상에 오른 적은 있지만 영어권까지 통틀어 세계 정상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K드라마가 유독 힘을 쓰지 못했던 북미에서도 '더 글로리'의 반응은 심상치 않다. '더 글로리' 파트2는 캐나다와 미국에서 각각 2, 3위까지 순위가 치솟았다. 미국에 기반을 둔 콘텐츠 리뷰 유명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 '더 글로리'는 신선도 지수 100%를 기록했고, IMDB에선 10점 만점에 8.0점(시청자 약 9,000명)의 높은 점수를 얻었다. 학폭 가해자를 만화 캐릭터처럼 우스꽝스럽게 그리고 그 상처를 무시하는 미국 드라마와 달리 '더 글로리'는 정반대라는 점에 호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두 리뷰 사이트엔 영어로 "우리가 보고 싶은 정의가 완벽하게 이뤄졌다", "최근 몇년 동안 본 최고의 K드라마다. 권력을 남용하는 상류층과 그들이 저지르는 인간적 모욕과 학대에 대한 사회적 논평을 담고 있다"는 게시물들이 올라왔다.
학폭 연예인 보이콧, 집단 괴롭힘 희생자 추모... 동남아서 나비효과
'더 글로리' 파트2에 대한 관심이 부쩍 달아오른 데는 작품 외적 요소도 크게 작용했다. 학교폭력 문제를 진지하게 다룬 파트1이 공개된 후 한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와 태국 등에서 줄줄이 벌어진 '반(反)학폭' 운동은 드라마 열풍과 상승작용을 했다. '더 글로리'가 공개된 후 '줄파르한 오스만을 기억하자'는 추모 운동이 벌어진 말레이시아가 대표적이다. 오스만은 2017년 국방대학교 해병사관후보생 기숙사에서 증기다리미로 집단 괴롭힘을 당한 뒤 숨졌다. 드라마에서 전기다리미와 고데기로 폭행당한 동은을 떠올리게 한다. '더 글로리'는 말레이시아인들이 학폭 피해자를 지지하기 위한 연대의 매개 수단이 된 것이다.
태국에선 학폭을 당한 경험을 털어놓고 가해자의 반성을 촉구하는 글들이 '타이 더 글로리'란 해시태그를 달고 릴레이처럼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현지 유명 연예인인 파왓 칫사왕디는 학폭으로 현지 일부 팬덤이 보이콧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태국 탐마삿대 출신으로 태국 사회·문화 전공자인 이채문 박사는 "2020년 쁘라윳 정권 퇴진 시위에서 볼 수 있듯 군부와 왕실 중심으로 돌아가던 태국에서 젊은 세대는 특권층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정의와 평등이 화두로 떠올랐고 '타이 더 글로리' 해시태그 물결은 그 사회 불평등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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