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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집행부도 친윤 일색... 김기현, 연포탕 노력을

입력
2023.03.14 04:30
27면
김기현(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카페에서 안철수 의원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김기현(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카페에서 안철수 의원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3일 친윤 집행부를 구성, 내년 총선 공천에서 친윤계 영향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가 당선 일성으로 외친 ‘연포탕(연대·포용·탕평)’과는 거리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 직할 체제를 구축한 여당이 민심과 동떨어져 독주할까 우려된다. 김 대표가 주장했던 대로 다양한 세력을 포용해 국민이 등 돌리지 않도록 하길 바란다.

이날 발표한 인선에서 김 대표는 당 조직과 예산을 총괄하고 총선 때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는 당 사무총장에 ‘신핵관’으로 불리는 이철규 의원을 임명했다. 전략기획부총장과 조직부총장에는 역시 친윤계인 박성민·배현진 의원, 수석 대변인에 강민국·유상범 의원이 임명됐다. 대표 지명 최고위원엔 유승민계로 분류되던 강대식 의원이 지명됐으나 전반적으로 친윤 세력이 공고해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범 일주일도 안 된 당 지도부와 만찬을 갖는 등 힘을 실어주었다.

친윤 세력화는 당연한 수순이겠으나, 전당대회 때 불거진 균열이 봉합되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김 대표의 인선은 아쉽다. 최고위원들은 벌써 ‘안철수 의원은 품어야 하지만 이준석 전 대표는 품고 갈 수 없다’ ‘다 같이 가는 게 옳다’는 등 설전을 벌였다. 당대표 선거 경쟁자였던 안 의원은 이날 김 대표를 만나 화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과학기술분야 특별위원장직은 고사하면서 “용산에 민심을 정확하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내년 총선은 민심 100%로 뽑는다”는 말도 했다. 대통령에게 휘둘리지 말고 공천 문을 넓히라는 지적을 지도부는 유념하기 바란다.

김 대표는 연포탕을 말로만 몇 번 하는 것에 그쳐선 안 된다. 대통령이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해 공천에 개입할 경우 후보 검증은 무시되고 공천은 세력 다툼으로 변질된다. 이런 이유로 민심이 크게 이반했던 사례도 보았다. 당 안팎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노력을 적극 보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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