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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함 실종, 미국식으로 일본 못 이겨" 日 전설들이 본 위기의 한국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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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한때 ‘숙적’으로 여겼던 일본과 한국의 수준 차이를 현저하게 보여준 대회였다. 콜드게임 패배 직전 위기까지 몰리는 등 4-13으로 참패했다. 대표팀 간판 타자 이정후(키움)가 “야구 인생 끝날 때까지 계속 생각날 것 같다”고 말할 만큼 충격이 컸다.
한일전을 지켜본 일본 야구 전설들은 2009년 2회 대회 이후 14년 만에 성사된 WBC 한일전에서 수준이 떨어진 한국 야구를 냉정하게 진단했다. 일본 도쿄돔 현장에서 만난 일본 야구 최고 마무리 투수로 꼽히는 사사키 가즈히로(55)는 “한국 야구가 미국식으로 간 것 같다”며 “타자는 메이저리그 스타일로 큰 스윙을 하고, 투수는 제구보다 파워 피처 유형이 많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현상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런 야구로 일본을 상대하기는 힘들다. 미국처럼 힘으로 일본을 누른다면 괜찮지만 한국은 그 정도 힘이 없다”고 덧붙였다.
2006 WBC와 2009 WBC에서 한국이 일본을 괴롭힐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작전 야구, 섬세한 야구를 꼽았다. 당시 이용규 정근우 이종욱 등 발 빠른 선수들이 흔들고, 이승엽과 이대호가 해결사 역할을 했다. 마운드도 봉중근 류현진 정현욱 임창용 등 선발부터 불펜까지 제구와 구위를 겸비한 투수들이 지켰다. 사사키는 “과거 한국은 작전이 만만치 않았다”면서 “지금은 확실히 섬세한 야구보다 미국식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확성과 장타력을 겸비한 일본 최고 타자 중 한 명인 후쿠도메 고스케(46)는 타자보다 투수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봤다. 그는 “전반적으로 투수들이 너무 안 좋다”면서 “강하게만 던진다고 일본 타자들을 압도하는 게 아니다. 제구가 받쳐줘야 하는데 볼넷이 정말 많다. 예전엔 볼넷도 없었고, 볼 배합도 좋아 일본 타자들이 당했는데 이번엔 그런 모습이 단 한번도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타자 역시 세대교체가 안 돼 빈약하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도 나름대로 펀치력은 있었다. 타자보다는 투수에서 놀랐다. 선발 김광현도 충분히 6~7이닝을 끌고 가는 투수인데, 그도 역시 나이가 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치욕적인 패배를 계기로 1990년대 ‘슈퍼 게임’처럼 일본 야구와 교류를 확대해 수준 차를 확인하고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프로야구 경험이 있는 한 야구인은 “일본과 격차가 생기면 슈퍼게임을 통해 수준 차를 느끼고 격차를 줄이려는 목표 의식이 생겼다”며 “리그 차원에서 적극적인 교류 움직임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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