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민 주일대사 “일본도 피해자 이해해야… 기업 자발적 기여 중요”

입력
2023.03.12 15:1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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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 인터뷰서 일본의 호응 강조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가 지난달 1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중일 청년의 날'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한중일 3국 협력 사무국 제공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가 지난달 1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중일 청년의 날'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한중일 3국 협력 사무국 제공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가 한국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 발표 후에도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일본 측의 이해와 호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사는 일본 아사히신문이 12일 보도한 인터뷰에서 이번 발표에 대해 ‘양국 지도자의 결단’으로 이뤄진 결과라고 평가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북한의 핵 개발과 미국과 중국 간 대립 등 국제정세 변화에 대해 한일 정상이 절박함을 느낀 것이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또 1998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당시 일본 총리의 ‘한일 공동선언’이 냉전 종식 후 양국 관계가 심화하는 초석이 됐다면, 지금의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그 관계를 “‘버전 2.0’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일본 측의 이해와 자발적 기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사는 “피해자들이 계속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고, 지속 가능한 해결책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한국) 국민과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일본의 호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제동원 해법이 한일 위안부 합의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피해자의 마음을 달래고 반대하는 사람도 설득할 수 있는 일본의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에선 문제가 법적으로 끝났다고 생각하겠지만, 피해자들은 그럴 수 없는 마음이 있다는 걸 이해해 달라”며 “‘일본의 할 일은 다 끝났다’가 아니라, 함께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이 시작됐다는 견해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사는 오는 16일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 관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양국 정상이 만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과거를 직시해야 하지만, 미래에 어떤 협력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논의가 많이 이뤄지면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이 정례적으로 상대국을 방문하는 ‘셔틀 외교’를 염두에 두고 “기시다 총리가 언제든지 필요하면 한국에 오면 좋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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