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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 로키, 하뉴 유즈루... 동일본대지진 경험한 스포츠 스타의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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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규모 9.0의 대지진과 쓰나미가 일본 도호쿠 지역을 덮쳤다. 대재난 속에서 살아남은 두 소년은 자라서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가 됐다. ‘괴물 투수’ 사사키 로키와 ‘피겨 킹’ 하뉴 유즈루 등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 출신인 일본 선수들은 11일 재해 발생 12년을 맞아 각각 그라운드와 은반에서 그날을 기억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21세의 천재 투수 사사키 로키는 이날 일본 대표팀의 일원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체코전 선발로 나섰다. 도쿄돔을 메운 4만1,600명 관중의 환호를 한 몸에 받으며 마운드에 오른 그는 160㎞가 넘는 직구와 포크볼 등을 활용해 4회까지 66개의 공을 던지며 8개의 삼진을 얻어내 승리투수가 됐다. 도쿄돔의 관중 모두 그에게 이날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기에 더욱 큰 박수를 보냈다.
이날로부터 딱 12년 전, 이와테현 리쿠젠타카타시에서 살던 초등학교 3학년생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쓰나미가 다가오자 소년은 필사적으로 고지대로 피난해 살아남았다. 하지만 집은 쓰나미에 휩쓸렸고 야구를 가르쳐 준 아버지(당시 37세)와 조부모는 세상을 떠났다. 대피소 생활을 하던 그는 외가가 있는 오후나토시로 이사했다.
“후회하지 않도록 죽은 사람 몫까지 열심히 살아야 한다. (하늘의 가족에게) 내가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맹세한 그는 최고 속도 165㎞를 던지는 괴물 투수로 성장했고, 지난 시즌엔 일본에서 28년 만에 처음으로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다. 체코전 승리 후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 대표팀 감독은 그의 투구가 “공을 던진다는 느낌보다 마음을 전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올림픽에서 두 차례나 금메달을 목에 건 후 지난해 프로 전향을 발표한 피겨 영웅 하뉴 유즈루는 10일부터 3일간 고향인 미야기현의 세키스이하임슈퍼아레나에서 아이스쇼를 개최했다.
12년 전 그날, 이미 4대륙선수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고등학생 하뉴는 센다이 시내 아이스링크에서 연습하던 중 지진 피해를 입었다. 본인과 가족, 코치는 무사했으나 아이스링크와 자택이 지진 피해를 입어 피난소에서 일정 기간 지냈다. 당시 정전으로 가로등이 꺼진 밤거리에서 절망감 속에 올려다본 하늘엔 수많은 별이 빛나고 있었다고 한다. 이번 공연은 이때 느낀 희망을 주제로 삼았다.
11일 공연에서 하뉴는 여러 차례 빙판을 손으로 만졌다. 공연을 마친 후엔 이곳이 재해 당시 시신안치소였다고 밝혔다. 그는 관객에게 “이런 날 바로 이곳에 빙판을 깔고 공연을 해도 될까 하는 걱정도 컸지만, 지진으로 고통받았던 분들이 조금이라도 희망과 온정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또 “오늘 있는 생명이 내일도 있는 것은 아니다. 오늘의 행복이 내일도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모두 진지하게 지금의 삶을, 이 시간을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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