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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휘말린 LG家 '장자 상속'...세 모녀 "재산 재분할"에 LG "4년 전 합의, 용인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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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1947년 창사 이래 안정적으로 유지해오던 '장자 승계' 전통이 송사에 휘말렸다.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의 아들 구광모(45)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어머니와 여동생들이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하자"며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이번 소송이 경영권 다툼으로 번질 가능성도 나오는데, LG 측은 "4년 전 합의에 따라 적법하게 완료된 상속"이라며 단호한 대응을 예고했다.
10일 서울서부지법에 따르면 구 회장의 어머니 김영식(71) 여사와 여동생 구연경(45)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27)씨는 지난달 28일 구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냈다. 2018년 구 전 회장 별세 이후 이뤄진 상속에 대해 반기를 든 셈이다. 세 모녀는 LG의 전통에 따른 상속이 문제가 있으며, 통상적 법정 상속 비율(배우자 1.5 대 자녀 1인당 1)로 이뤄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모녀가 구 전 명예회장이 별세한 지 5년 차에 접어들어서야 소송을 제기한 배경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녀 몫의 상속분에 남녀 구분을 두지 않는 현행 법정 상속 비율대로 지분을 나눌 경우, 그룹 경영권 판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여사 입장에서는 승소 시 양아들인 구 회장 몫의 지분 일부를 두 친딸에게 넘겨 힘을 실어줄 수 있게 된다. 송사에 따른 경영권 다툼 우려에 이날 LG 주가는 6.58% 급등, 8만5,900원에 마감됐다.
구 회장은 원래 고 구본무 전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큰아들인데, 외아들을 불의의 사고로 잃은 구 전 회장이 그룹 승계를 위해 조카였던 구 회장을 2004년 양자로 들였다. 이후 아버지 구 전 회장 별세 이후 LG그룹의 장자 승계 전통에 따라 구 회장이 LG가의 후계자가 됐다. LG그룹은 지주회사인 ㈜LG를 오너 일가가 지배하고, 계열사들은 ㈜LG를 통해 경영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LG 지분율이 바뀔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구 전 회장이 남긴 재산은 ㈜LG 주식 11.28%를 비롯해 2조 원 규모로, 아들 구 회장은 구 전 회장의 보유 지분 11.28% 중 8.76%를 물려받았다. 큰딸 구연경 대표는 2.01%를, 작은딸 연수씨는 0.51%를 각각 분할 상속받았다. 아내 김영식 여사에게는 ㈜LG 지분이 따로 상속되지 않았다. 당시 상속을 통해 구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6.24%였던 구 회장의 지분율은 15.00%로 높아졌고, 최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소송을 두고 LG그룹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이미 다 끝난 상속을 두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그룹 전통과 경영권을 흔드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LG에 따르면 구 회장을 포함한 상속인 네 명은 여러 차례 협의를 통해 ㈜LG 주식 등 경영권 관련 재산은 구 회장이 상속하고, 어머니 김 여사와 두 여동생은 ㈜LG 주식 일부, 선대회장의 개인 재산인 금융투자상품·부동산·미술품 등을 포함해 5,000억 원 규모의 유산을 받는 것으로 합의했다.
LG그룹은 "선대회장이 남긴 재산에 대한 상속은 고인 별세 이후 5개월 동안 가족 간의 수차례 협의를 통해 법적으로 완료된 지 4년이 넘어 이미 제척기간(3년)이 지났다"며 "이제 와서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재산 분할을 요구하며 LG 전통과 경영권을 흔드는 것은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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