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산 공군기지 노린 미사일 발사... 美, 무인기로 김정은 제거 훈련

입력
2023.03.11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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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9일 서부전선의 중요작전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화성포병부대의 화력습격훈련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9일 서부전선의 중요작전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화성포병부대의 화력습격훈련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9일 서해로 탄도미사일을 쐈다. 13일부터 시작되는 한미연합군사연습(한미훈련) ‘자유의 방패(FS)’를 앞둔 무력시위로 보인다. 이번 훈련에서 주한미군은 이례적으로 무인기를 동원한 북한 지도부 타격 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은 김 위원장을 정조준하고, 북한은 미사일로 맞서는 긴장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김 위원장은 딸 주애와 함께 또다시 미사일 발사현장을 찾아 선전효과를 극대화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 위원장이 전날 서부전선 화성포병부대의 화력습격훈련을 현지 지도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평안남도 남포시 대동강 하구에서 6발의 신형전술유도무기를 발사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미사일 사거리에 비춰 근거리탄도미사일(CRBM)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보다 짧게 날아갔다는 것이다. 사거리가 통상 300㎞ 이하이면 CRBM, 1,000㎞를 넘지 않으면 SRBM으로 평가한다.

'2022 국방백서'에는 북한이 근거리형·이스칸데르형(KN-23)·에이태큼스형(KN-24)·고중량탄도형 등 4종류의 CRBM을 보유하고 있다고 기술돼 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KN-23의 축소판으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당시 이 무기를 소개하며 "전술핵탄두를 장착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9일 서부전선의 화성포병부대를 현지 지도한 후 화력습격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9일 서부전선의 화성포병부대를 현지 지도한 후 화력습격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통신은 특히 북한 포병부대를 설명하면서 "서부전선 방면의 '적' 작전비행장을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한의 공군기지를 노렸다는 것이다. 이번 CRBM의 최대 사거리에 비춰 북한 남포에서 쏘면 어림잡아 군산 공군기지에 닿을 수 있다. 군산은 유사시 전략자산을 비롯한 미 공군 증원전력을 한반도에 전개하는 곳이다. 평택 미군기지를 비롯해 F-35 스텔스전투기가 배치된 청주기지, KF-16이 출격하는 서산기지도 CRBM 사정권에 포함된다.

북한은 지난달 20일에도 600㎜ 초대형 방사포 KN-25 2발을 395㎞, 337㎞ 거리의 가상 표적을 설정해 발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직전 실시된 한미연합 공군훈련에 맞대응 차원으로 “적의 작전비행장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게 초토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MQ-1C 그레이이글 무인기 투입, 北 수뇌부 정밀타격훈련

북한의 이번 도발은 내주 시작하는 연합훈련에 대한 신경질적인 반응으로 보인다. 특히 한미 양국은 5년 만에 대규모 야외기동훈련을 재개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을 직접 겨냥한 전력도 투입된다. 군 소식통은 "주한미군이 군산기지에 배치하고 있는 MQ-1C 그레이이글 무인기를 동원한 실사격훈련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무인기는 AGM-114 헬파이어 미사일과 AIM-92 스팅어 미사일을 장착해 유사시 적 수뇌부를 정밀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북한으로서는 께름칙할 수밖에 없는 무기다.

사거리 짧은 미사일 발사... 우리 군의 탐지능력 떠보기

북한의 이번 도발에 우리 군의 탐지능력을 떠보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기존 발사와 달리 △저녁 시간에 △동해가 아닌 서해로 △여러 발의 미사일을 △낮은 고도로 쐈다는 점에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의 전날 미사일 발사는 표적 명중이 아닌 동시 발사를 보여주기 위한 연출”이라고 평가했다. 한미훈련을 앞두고 북한이 기습공격을 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하려는 도발이라는 것이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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