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마약류 과다 처방 의사에 투약 금지 명령… 유아인 처방 의사 빠진 이유는

식약처, 식욕억제제·프로포폴·졸피뎀 처방 추적
의사 219명, 과다 처방·투약으로 금지 명령
유아인 프로포폴 처방 의사 미포함… 의료쇼핑 탓
의료쇼핑 묵인·처방해도 처벌 근거 없어

게티이미지뱅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료용 마약류를 지속적으로 과다 처방한 의사들에게 기준을 벗어난 처방·투약 행위에 대한 금지 명령을 발동했다.

식약처는 마약류 식욕억제제와 프로포폴, 졸피뎀을 부적정하게 처방한 의사 219명에게 처방·투약 행위 금지 명령을 발동하고 추적 관찰한다고 9일 밝혔다.

식약처는 2020년 12월부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으로 수집된 처방정보를 분석해 오남용이 의심되는 사례를 의사에게 서면 통보한 후 개선 여부를 추적·관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1년 하반기 6개월 동안 식욕억제제 등을 기준치 이상 처방한 의사 4,154명이 지난해 4월 식약처의 경고 조치를 받았다. 이번 명령은 경고 조치를 받은 의사 중 지난해 5~7월 이뤄진 추적 관찰에서 여전히 지속적으로 과다 처방을 한 의사들에게 발동됐다. 식약처는 금지 명령을 위반하면 전체 마약류에 대한 취급업무 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식욕억제제의 경우 △3개월 초과 처방·투약 △2종 이상의 식욕억제제 병용 처방·투약 △청소년·어린이에게 처방·투약한 의사 114명이 경고조치를 받았고, 프로포폴은 △전신마취 수술·시술 및 진단이나 인공호흡 중환자의 진정 목적 외 사용 △최대 허가용량을 초과해 투약 △간단한 시술·진단에 월 1회 초과 투약한 의사 8명이 경고를 받았다. 졸피뎀은 의사 97명이 △1개월 초과 처방‧투약 △만 18세 미만에게 처방‧투약해 경고받았다.

한편 마약류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에게 프로포폴을 처방한 의사들은 경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식약처 관계자는 "유씨는 장기간 다수 병원을 오가며 프로포폴을 처방받아 추적 기간 동안 특정 의사의 과다 처방 이력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의사가 환자의 '의료쇼핑'을 묵인한 채 마약류를 처방해도 처벌할 근거 규정이 없어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행 마약류관리법은 의사가 마약 또는 향정의 과다·중복 처방이 우려되는 경우 처방 또는 투약하지 않을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있어 이를 묵인하고 처방해도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식약처는 마약류 오남용을 막기 위해 의사가 환자의 투약 내역을 조회할 수 있는 '의료쇼핑방지정보망'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조회 의무가 없어 활용도가 높지 않다. 정보망 조회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마약류 관리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