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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새끼, 공일아! 우린 어떡하라고..." 순직 소방관 눈물의 영결식 엄수

입력
2023.03.09 13:00
수정
2023.03.09 14:07
24면

유족·동료 등 500여명 마지막 길 배웅

9일 전북 김제시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에서 순직한 성공일 소방교의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김제= 연합뉴스

9일 전북 김제시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에서 순직한 성공일 소방교의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김제= 연합뉴스

전북 김제의 주택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 중 순직한 김제소방서 금산119안전센터 소속 성공일(29) 소방교 영결식이 전북도청장(葬)으로 9일 엄수됐다.

성 소방교 운구 차량이 이날 오전 10시 김제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로 들어서자 정복을 입은 동료 소방관들이 도열해 맞았다. 운구행렬 뒤로 유가족들이 "내 새끼, 공일아! 왜 거기에 있니. 우린 어떡하라고…"라고 울부짖으며 뒤따랐다.

이날 영결식은 운구 행렬이 입장한 뒤 묵념과 고인에 대한 약력 보고로 시작해 1계급 특진·훈장 추서, 조전 낭독, 영결사, 조사,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영결식에는 김관영 전북지사와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 등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 조전은 행안부 한 차관이 대독했다. 윤 대통령은 "슬픔에 잠겼을 유가족과 동료를 잃은 소방관 여러분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화재 현장에서 고립된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망설임 없이 불길로 뛰어들었던 고인의 정신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조전을 올렸다.

장례위원장인 김 지사는 "고인은 임용된 지 1년도 안 된 소방관이었다"며 "고교 때부터 소방관이 되길 희망했고, 오랫동안 준비해 그 꿈을 이룬 만큼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남달랐다"며 추모했다. 이어 "사람이 있다는 말에 다시 불 속으로 뛰어들었던 그 마음에 고맙고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며 "두 번 다시 소방관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온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영결식에 참석한 동료 소방관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했다. 동료 대표로 조사를 낭독한 금산119안전센터 소속 이정환 소방사는 "지난해 광주소방학교 신임교육과정에서 처음 만났을 때 총명하고 열정적으로 교육에 임하던 너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게 소방관의 책무라지만 젊은 나이에 이렇게 홀연히 떠날 줄 몰랐다"며 울먹였다.

영결식을 마친 유족들은 쓰러지듯 오열하며 운구차량에 올라탔다. 전주 승화원에서 화장을 마친 고인의 유해는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성 소방교는 지난 6일 오후 8시 33분께 김제시 금산면의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를 하다가 숨졌다. 그는 앞서 대피한 할머니로부터 "안에 할아버지가 있다"는 말을 듣고 70대 남성을 구조하기 위해 주택 내부로 진입했으나,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고 숨진 채 발견됐다. 정부는 고인의 희생과 투철한 사명감을 기리기 위해 옥조근정훈장과 1계급 특진을 추서했다.

김제= 최수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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