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심으로 시작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윤핵관 당대표 선출로 마침표를 찍었다. 유흥수 선관위원장은 8일 사상 최고인 55.1% 투표율을 기록한 당대표 선거에서 김기현 후보가 24만4,163표, 52.93%를 얻어 신임 당대표에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안철수 후보는 23.37%, 천하람 후보는 14.98%, 황교안 후보는 8.72%를 얻어 결선투표로 가는 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고위원과 청년최고위원도 김재원, 김병민, 조수진, 태영호, 장예찬 후보가 당선됐다. 이준석계 후보들은 모두 낙선해 강고한 친윤 지도부가 들어서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 친정 체제로 재편된 여당은 밀착된 당정 관계 속에서 국정을 지원할 조건을 갖췄다고 하겠다. 김 신임 대표는 당선 인사에서 “민생을 살려내서 총선 승리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대통령이 장악한 여당이 민심과 동떨어져 독주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내년 총선 공천에 대통령의 영향력이 커져 검찰 출신이 대거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나온다. 2016년 총선 때 진박 공천 논란 끝에 제1당 자리를 내주었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윤 대통령은 전당대회에 참석해 “나라의 위기, 당의 위기를 자신의 정치적 기회로 악용하면 안 된다”고 단합을 강조했는데, 민심에 귀를 열고 대통령과 소통하는 당정 관계로 재정립하는 게 김 대표의 가장 큰 과제다.
김 대표는 투기 의혹과 대통령실 개입 의혹 등을 해소하고 당 통합에 나서기 바란다. 안·황 후보는 7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고 김 대표에 대한 비판에 날을 세우는 등 골이 깊어졌다. 또한 국회에는 여당 지도부 출범 이후로 미뤄져 온 정치개혁특위 선거법 개정 논의, 각종 민생 현안이 산적해 있다. 야당과의 협치는 꽉 막혀 있고, 김건희 여사 특검 등 부딪힐 요소가 한둘이 아니다. 김 대표가 말한 대로 “일하는 정당, 유능한 정당”이 되려면 야당과의 관계를 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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