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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투수 정진석, 내홍 수습·전대 흥행 두 마리 토끼 잡고 물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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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를 선출함에 따라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8일 임기를 마쳤다. 사상 초유의 집권여당 지도부 붕괴라는 위기를 추스른 그는 6개월의 짧은 임기였지만 당 지지율을 40%대 중반으로 끌어올려 ‘성공적 비대위’를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위원장은 이날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인사말을 통해 "180일 동안 숨 가쁘게 달려왔다. 이제 구원투수 역할을 끝내고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가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제 새 에이스 투수를 맞이할 때가 됐다"며 "정권교체의 완성을 내년 4월 총선 승리를 통해 이룩하자"고 의지를 다졌다.
정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이준석 전 대표의 잇단 비대위원장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당 지도부가 사실상 궤멸될 위기에 처하자 무대 위에 올랐다. △이 전 대표 당원권 정지를 시작으로 △권성동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 사퇴 △최고위원 릴레이 사퇴 △법원의 주호영 1기 비대위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 인용 등으로 내홍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가던 때다. 그는 당시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며 “축배라면 계속 거절하겠는데 독배를 더 이상 피하기가 어렵다”며 선당후사의 각오를 다졌다.
당 안정화를 최우선 목표로 삼은 정 위원장은 비대위 성격을 전대 준비를 위한 '관리형 비대위'로 규정지었다. 1년이 넘는 당초 임기도 차기 전대 직전까지 축소하며 자신의 권한부터 내려놓았다.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되던 정 위원장은 차기 전대 불출마를 앞장서 선언함으로써 불공정 논란을 원천 차단하는 뚝심을 발휘했다.
당의 전열도 재정비했다. 조직강화특위를 꾸려 사고 당원협의회를 정상화했고, 당무감사를 실시해 후임 지도부의 짐을 덜어줬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사고 당협 임명 과정에서 잡음을 최소화했고, 인재영입을 위해 일부 지역은 공석으로 비워 둠으로써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불거질 수 있는 공천 갈등을 최소화했다”고 평가했다.
보수정당 사상 첫 ‘책임당원 100% 투표’와 결선투표제를 도입한 것도 정 위원장의 결단이었다. 그 결과 최종 투표율 55.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흥행에 성공했다. 정 위원장은 “국가의 모든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오듯, 국민의힘의 모든 권력은 당원에게서 나온다는 원칙을 바로 세우고 싶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다만 '안정'에 방점을 찍다 보니 대통령실과 친윤석열계의 입장에 치우친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특히 안철수 후보가 언급한 '윤안(윤석열·안철수)연대'나 이준석계 천하람 후보의 '간신배', '윤핵관' 발언 등에는 문제 제기를 하면서 '윤심' 논란이 일었을 때는 침묵해 비윤계를 중심으로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한때 당대표 도전을 고민했던 정 위원장은 차기 국회의장으로 방향을 돌린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의 두터운 신뢰로 김기현 대표 체제에서도 당과 대통령실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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