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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극단 지지층 일탈 누가 비호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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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이탈표 사태’로 촉발된 더불어민주당 내홍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정체불명의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란 은어) 명단이 나돈 뒤 찬성의원 공개 청원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이 팬덤정치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중이다. 지난달 27일 표결 직후부터 일주일 넘게 이 대표 열성지지자들이 문자폭탄, 살생부, 심지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의심되는 의원들을 찾아가 면전에서 언어폭력을 퍼붓는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 팬덤을 넘어선 훌리건 정치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반해 이 대표의 대응은 너무 미흡하다. “명단은 틀린 것이 많다”며 “5명 중 4명이 그랬다고 해도 5명을 비난하면 1명은 얼마나 억울하겠냐”는 언급에서 자제를 촉구하는 진정성을 찾기 힘들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이 7일 “좀 즐기다가 ‘야, 이거 좀 너무 나가니까 말려야 되겠구나’라는 것으로 보이더라”고 쓴소리한 대목을 직시해야 한다. 당헌·당규를 개정해 ‘권리당원 여론조사’를 당무감사에 반영하는 방안도 논란을 부를 만하다. ‘개딸’(개혁의 딸) 등 강성층이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길을 넓혀주는 것이다. 안민석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사퇴요구를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팬덤정치에 휘말리는 한 민주당의 미래를 논하는 정상적 토론의 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문빠’의 파괴적 행태를 “양념 같은 것”이라고 두둔하고 ‘조국 사태’를 거쳐 정권을 내준 전철을 까마득하게 잊었나. ‘문빠’에서 ‘개딸’로 바뀌었을 뿐 극성 지지층을 앞세워 정치적 이득을 취하는 비겁한 행태는 달라진 게 없다. 지금 민주당에서 팬덤은 민주주의 걸림돌로 전락했다. 과격한 언행을 막아서는 합리적 당원·지지층의 집단이성이 발동될 때다. 이들에게 당원권 박탈 같은 중징계를 내려야 마땅하다. 팬덤의 일탈이 격해질수록 민생은 방치되고 정부 견제 동력은 약해진다. 민주당은 협소한 극단적 지지층에 휘둘리지 말고 상식적인 대중정당으로 돌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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