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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문가들 "한국에서 이 정도까지 양보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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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6일 발표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징용) 피해자 배상 방안에 대해 일본 내 한일 관계 전문가들은 “한국이 크게 양보했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과거 담화 계승 발언 등 일본의 호응 조치는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한국 내에서 반발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일본 정부도 좀 더 전향적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 등 관련 소송 피고 기업들 대신, 한국의 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겠다”고 답했을 뿐, 사과나 반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기무라 간 고베대 교수는 한국 정부 발표에 대해 “이렇게까지 양보할 수 있다니 놀랍다. 한국 측이 아슬아슬한 한계선까지 양보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본은 지금까지 견해를 계승한다는 데 그쳤으니 결국 아무것도 안 한 것인데 한국은 직접 돈을 모아 대신 변제한다”며 “윤석열 정권이 한일 관계를 이렇게까지 중시하다니 놀랍고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도 “애초 양국 정부의 목표를 비교해 보자면, 한국 쪽에서 크게 양보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한국 내에서는 ‘완패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론 ‘일본보다 한국이 더 대국적 견지로 어른답게 대응했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했다.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2015년 위안부 합의와 비교해 이번에는 일본 측 양보가 최소한이었다”며 한국 사법부에 대한 불신감이 너무 강해 ‘어떤 형태든 한국 대법원 판결을 받아들이는 모양새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또 ‘역사 문제는 이번 합의로 끝내자’는 고려도 있었을 것으로 봤다. 특히 아베 신조 정권에서 위안부 합의에 깊이 관여했던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가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맡게 된 걸 언급하며, “이번 합의를 역사 마찰에 있어 ‘최후의 1승’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계기로 한일 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하기를 바라면서도, 일본 정부의 미흡한 대응 조치 탓에 한국 내 반발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미야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국내 설득을 할 수 있도록 일본 정부가 힘을 실어 줘야 한다”며 “한국 정부의 취지에 맞는 수준의 일본 정부 발언이나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기무라 교수도 “피고 기업은 일본 여론을 고려해 움직일 수 없었겠지만, 기시다 총리라도 식민 지배에 대한 ‘사죄’를 언급하거나 담화를 발표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일 정상회담이나 G7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더 진전된 발언을 하는 것은 어떤가”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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