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강제징용' 협상 마무리 단계··· 경제계 기여 방안 협의 중”

김성한 안보실장 밝혀··· 6일 협의 결과 발표할 듯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하고 있다. 인천공항=뉴스1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5일 “한일 외교 당국 간에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해법)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과 관련해 양국 경제계의 주도로 기금을 마련하는 방안도 조율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6일 강제징용 피해자 해법과 관련해 일본과의 협의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이날 3박 5일간 진행되는 미국 출장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 협상과 관련해 “한일 관계에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어떤 중요한 방안이 구축될 경우에 적절한 시점에 공식적인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의 기금 조성을 통한 강제징용 피해자 해법을 모색할 것이란 관측에 대해 김 실장은 “청년 미래세대들이 양국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어떠한 잠재력을 축적할 수 있을지에 관해 양측 경제계라든지 다양한 분야에서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과 관련해 배상금 지급을 반대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을 고려해 우회적으로 ‘기금’ ‘성금’ 형식을 보이겠다는 취지다.

한일 협상 결과 발표 이후 정상 간 만남도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실장은 “이번 현안 문제가 잘 매듭이 지어지면 양측 간 포괄적인 관계 증진과 더 나아가서 한미일 관계 발전을 위해서 다양한 구체적인 이슈들이 부상할 것 같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양측 정상이 만나서 소위 매듭을 푼 직후에 챙겨야 될 현안들을 속도감 있게 다뤄나가는 절차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미국 방문에서 한일 협상 결과도 논의 주제가 되느냐’는 질문에는 “한일 양국 간 논의할 것이지 한미 양측 간 논의할 사안은 아니다”면서도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해 미국 측이 예의주시하고 있고 어떻게 도와줄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할 정도로 관심이 많다”고 답했다. 김 실장은 “더 나아가 한일 관계 개선을 통해 한미일 안보 협력, 더 나아가 한미일 전반적인 관계 발전을 위해서 미국이 할 수 있는 역할, 한미 동맹 차원에서 챙길 수 있는 그런 어떤 방안들을 논의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금년도가 한미동맹 70주년”이라며 “한반도 안보 상황이 굉장히 엄중한 상황에서 미 행정부 관계자라든지 학계 인사들을 만나 북핵 문제를 비롯한 역내 문제, 한반도 문제, 글로벌 어젠다 등 다양한 사안들을 총체적으로 협의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4월로 예상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반도체법 관련 논의도 이뤄지느냐는 질문에는 “경제안보 현안,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비롯해 반도체법들, 이런 것들이 경제안보 차원에서 어떤 플러스·마이너스가 있을지 하나하나 짚어볼 생각”이라며 “마이너스를 최소화하고 플러스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도출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