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쓰려 죽겠네"…마스크 해제 후 늘어난 술자리 때문

입력
2023.03.04 10:40
구독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술집 매출이 1년 전보다 2배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술집 매출이 늘어날수록 주의해야 할 질환이 ‘소화성궤양’이다.

잦은 음주나 높은 도수의 술을 한 번에 마신다면 위벽을 통해 흡수된 알코올이 위벽을 해치고 궤양 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전정원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속쓰림ㆍ소화불량ㆍ복통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소화성궤양을 알아봤다.

-속쓰림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 소화성궤양 원인은.

“위궤양과 십이지장 궤양을 함께 소화성궤양이라고 한다. 위와 십이지장 점막에 대한 공격 인자와 점액 등 방어 인자 사이 균형이 깨질 때 위벽이나 십이지장 점막에 상처가 발생하여 가장 표면에 있는 점막층이 깊게 패이면서 손상이 진행된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소화성궤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다. 위나선균이라고도 불리는데, 사람의 위와 십이지장 점막에서 번식하며 만성 위염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을 일으킨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위암 원인 균으로 1급 발암물질로 분류돼 있다.

이 밖에 근골격계나 심혈관계 질환 등으로 비스테로이드계 소염진통제 또는 아스피린 사용이 증가하면서 약물로 인한 소화성궤양도 증가하고 있다. 크론병ㆍ베체트병 같은 염증 질환, 방사선 치료 후 림프종 및 전이 악성 질환에서도 소화성궤양이 발생할 수 있다.”

-소화성궤양의 대표적인 증상은.

“흔히 속쓰림이라고 하는 명치 통증이나 복통은 위궤양 증상 중 하나다. 공복에 가슴 부위가 타는 듯이 아프거나 식사 후 30분에서 1시간 정도 지나서 통증이 지속된다면 위궤양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복통 외에 체중 감소와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하면 빈혈ㆍ어지럼증ㆍ탈수 등으로 응급실을 찾기도 한다. 궤양에 의해 출혈이 발생하면 흑색변이라고 하는 까만색 변을 보기도 하고 피를 토하기도 하고 위ㆍ십이지장 벽에 구멍이 생기는 위장관 천공이나 복막염까지 진행될 수도 있다.

검은 대변이나 피를 토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검사 및 치료를 받는 게 좋다. 고령 환자는 근골격계나 심혈관 질환 등으로 아스피린 등 항혈전제 복용 혹은 진통소염제 복용 등으로 상복부 통증이 가려져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도 하기에 주의해야 한다.”

-어떻게 치료하나.

“소화성궤양은 주로 내시경검사로 진단된다. 출혈이나 천공이 없는 궤양이라면 위산 분비를 억제하고 점막을 보호하는 궤양에 대한 약물 치료와 함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있다면 6~8주 정도의 제균 치료가 필요하다.

출혈이나 궤양으로 인한 천공 등의 합병증이 생겼다면 합병증 치료가 우선되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기도 하다. 제균 약물 복용 시, 울렁거림이나 설사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환자가 임의로 약을 중단해 제균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궤양이 재발한다.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위궤양의 경우 60%, 십이지장궤양의 경우 100% 재발하기에 꾸준한 약물 복용이 매우 중요하다.

진통소염제로 유발된 소화성궤양은 해당 약물 복용을 중단하거나 의사의 확인 하에 약물을 변경해야 한다. 의사의 처방 없이 임의로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거나 관절통이나 감기 등에 무작정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 위궤양을 치료한 후에는 내시경검사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치료 후 관리는 어떻게 하나.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덜 가공한 음식을 섭취하고 과식을 피해야 한다. 규칙적인 식사 시간, 정량의 식사량은 위의 부담을 덜어준다.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 후에는 금주와 금연이 권장된다. 심장 질환 등으로 항혈전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소화성궤양 발생을 억제하는 약물을 같이 복용하는 것이 좋다. 진통소염제나 아스피린은 꼭 의사 처방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속이 쓰리고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없어지지 않으면 1~2년에 한 번씩 내시경검사를 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