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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 마라도 고양이 제주 본섬으로... 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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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 고양이 42마리가 3일 우여곡절 끝에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로 이동했다. 고양이들은 갑작스러운 포획과 이동 스트레스로 인해 극도로 불안한 상태로 전해졌다. 동물단체들은 "고양이들이 지낼 보호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보강작업이 필요하다"며 "인력과 예산 등 앞으로 많은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3일 제주 세계유산본부와 동물단체 등에 따르면 1일부터 이틀에 걸쳐 포획한 고양이 42마리는 이날 오전 바지선과 차량을 통해 마라도에서 제주시 조천읍 세계유산본부로 옮겨졌다. 윤영민 제주대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장과 의료진들은 도착한 고양이들의 간단한 건강검진을 마쳤다. 고양이들의 건강상태는 대체로 양호해 보이나 정확한 확인을 위해서는 추가 검진이 필요한 상황이다.
42마리 가운데 중성화가 되지 않은 엄마 고양이는 제주대 동물병원으로 이동했고, 새끼 두 마리를 포함 나머지 41마리는 포획틀에서 각각 케이지로 옮겨진 뒤 3개의 컨테이너에 분산돼 있는 상황이다. 보호시설 관리를 맡을 유기동물 없는 제주네트워크(유동네) 소속 제주비건 김란영 대표는 "고양이들이 스트레스로 밥을 먹지 못하는가 하면 구토와 혈변 등의 증세를 보여 건강이 우려된다"며 "고양이들이 안정을 찾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어 "고양이들의 입양은 추후 추진할 예정"이라면서도 "이 역시 건강 회복 및 사람과의 유대관계 형성이 먼저"라고 덧붙였다.
고양이들이 컨테이너 밖으로 나오는 건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고양이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또 사람과의 유대관계를 맺기 전까지 방사는 어렵다는 게 동물단체 관계자들의 얘기다. 더욱이 보호시설 내 냉난방시설뿐 아니라 설치된 울타리나 지붕 구조물 등에 대한 대대적 보강도 필요한 상황이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현재 설치된 펜스와 그물망은 고양이들이 탈출할 가능성이 있어 시설 보강이 필요하다"며 "고양이들이 지내고 있는 케이지가 너무 비좁은 것도 걱정이다. 고양이 복지를 위해 시설뿐 아니라 인력 등 많은 자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화재청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마라도 고양이가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뿔쇠오리를 위협한다며 준비 없이 대대적 포획을 추진(본보 1월 15일자)하는 한편 협의체를 꾸리고도 일방적으로 마라도 고양이의 반출 결정(본보 2월 16일, 19일 보도)을 내리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조희경 대표는 "신중한 검토 없이 보호시설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42마리나 이주시킨 것 자체부터 아쉬움이 남는다"면서도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마라도 내 고양이 재반입을 금지하는 한편 뿔쇠오리 등 생태계 보전을 위한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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