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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소녀 최연소 단독 요트 세계일주... 세상은 우려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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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세계일주에 나선다. 교통수단은 요트. 모든 국가를 방문하는 여행은 아니다. 호주에서 출발해 적도 주변을 횡으로 돌아오는 여정이다. 210일 동안 이어질 항해 기간 한번이라도 기착해서는 안 된다. 작은 요트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해야 한다. 게다가 혼자다. 쉬 엄두가 나지 않을 도전이다. 만약 항해자가 16세라면. 난독증까지 있다고 한다면. 독려는커녕 만류가 앞설 만하다.
호주 소녀 제시카 왓슨(티건 크로프트)이 2009년 위험천만한 도전에 나선다. 여론은 떠들썩하다. 몇몇 언론은 비판적 기사를 쏟아낸다. 16세 소녀가 무모한 일에 나서는데, 부모와 주변 사람들은 말리지 않는다고. 아동학대나 다름없다는 험담이 나오기도 한다. 항해를 막기 위한 입법 움직임까지 따른다.
하지만 부모는 왓슨의 의지를 꺾을 수 없다. 최연소 단독 세계일주는 왓슨이 9세 때부터 품은 꿈이기 때문이다. 딸에 대한 믿음이 강하기도 하다. 왓슨은 어려서부터 가족과 함께 요트 생활을 오래했다. 유명 요트선수 출신 벤(클리프 커티스)과 함께 수련한 지도 오래됐다. 왓슨과 주변 사람들은 성공을 확신한다. 언론은 나이라는 숫자에만 집착할 뿐이라고 여긴다.
영화 상영시간(109분) 대부분을 항해가 차지한다. 왓슨이 호주를 출발해 망망대해에서 겪게 되는 일들이 주로 화면을 채운다. 210일 동안의 항해는 파란만장하다. 왓슨은 바다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돌변하는 자연에 당혹스러워 한다. 무풍지대에 갇혀 고독과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거대한 폭풍우를 만나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기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왓슨은 긍정적인 마음과 끈기로 위기를 돌파하거나 바다 위 생활을 즐긴다.
관객은 왓슨의 여정을 통해 대양의 신비를 경험한다.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한 별들로 가득한 밤하늘, 고래들이 수면 위로 치고 올라오는 모습, 날치들이 요트 주변을 비행하는 장면들은 아름다움이라는 수식만으로는 표현하기 부족하다.
영화는 실화가 바탕이다. 결말은 영화 초반부에 예고된다. 왓슨은 여론의 반대와 역경을 이겨낸 후 오랜 꿈을 이룬다. 이야기는 정해진 수순으로 전개되나 왓슨의 고난은 긴장을 빚어내기에 충분하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 왓슨의 실제 여정이 담긴 영상이 따라 붙는다. 상투적인 편집임에도 가슴을 휘젓는다. 홀로 210일을 지내는 것만으로도 가늠하기 힘든 고통이 따른다는 걸 누구나 안다. 더군다나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변화무쌍한 곳에 떨어져 있다면. 인간의 도전은 언제나 경이로움을 주기 마련이다. 단출한 구성에 예정된 결론으로 내달리는데도 이 영화가 매혹적인 이유다.
왓슨은 왜 세계일주에 도전하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모두가 우주로 향하는 시대이나 지구에는 탐험할 곳이 아직 많다. 우리 주변에는 잘 보이지 않는, 그러나 각자에게 의미 있는 도전이 널려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무심코 지나치는 문답이나 울림이 꽤 오래 간다. 영화 팬이라면 왓슨의 엄마를 연기한 애나 파킨에 눈길이 갈만하다. 그는 14세 때 개봉한 영화 ‘아름다운 비행’(1996)에서 여러 도전 끝에 야생 거위 새끼들을 날게 해주는 소녀 에이미를 연기했다. 왓슨을 적극 후원해주는 이로는 제격인 캐스팅이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79%, 관객 72%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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