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떠나는 구현모의 '라스트 댄스'...MWC서 "싱가포르 통신사와 협업"

구현모 KT 대표, MWC23 기조연설
싱텔과 디지털 물류 시스템 공동 출시 발표
'우영우' 등 디지코 성과 회고도

구현모 KT 대표가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3 둘째날인 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그란비아 전시장에서 '협업을 위한 시간인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바르셀로나=뉴스1

3월을 끝으로 임기를 마무리하는 구현모 KT 대표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통신업계 전시회 'MWC23'에서 싱가포르 통신사 싱텔(Singtel)의 위엔콴문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싱텔과 협업 계획을 소개, KT가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 기업) 전략을 강화하고 해외로 진출한다는 자신의 구상이 결실을 맺었음을 알렸다.

구 대표는 위엔 CEO와 함께 28일(현지시간) '협업을 위한 시간인가' 주제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KT와 싱텔이 싱가포르를 무대로 AI 기반의 디지털 물류 솔루션을 함께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9월부터 KT의 인공지능(AI) 기술과 싱텔의 지리정보 및 IT솔루션을 결합해 싱가포르 현지에 운송 최적화 솔루션을 출시하고 아시아·태평양 시장으로 진출할 것"이라는 계획을 공개했다. 과도한 교통체증 등으로 많은 돈이 드는 싱가포르의 물류 시스템에 디지털 솔루션을 적용해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두 회사는 데이터센터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협업을 추진해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탐색하기로 합의했다. 또 싱텔이 기업에 제공하는 5세대(G) 통신 네트워크 플랫폼 '파라곤'의 고도화에도 KT가 동참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싱텔그룹은 싱가포르 유무선 1위 통신 사업자로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태국과 필리핀, 호주와 인도 등 세계 21개국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KT의 '디지코 전략'과 그 성과를 되짚었다. "KT는 기존의 통신 서비스에서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솔루션 사업을 전개해 기업간거래(B2B) 영역에 진출했다"며 "2021년에는 B2B와 디지털 솔루션 사업 매출 비중이 40%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미디어 콘텐츠 분야 사업 성과로 스튜디오지니의 히트작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소개하기도 했다.

MWC를 앞두고 연임 포기를 선언한 구 대표는 이날도 거취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기조연설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7일 차기 대표이사 후보가 최종 결정될 때까지는 (입장을) 말씀드리는 게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