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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수익구조와 E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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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언론의 영업목적 포럼과 수상식
수익 구조 악화는 언론역량 약화 요인
기업 ESG경영에 맞춰 기자능력 키워야
종종 듣는다. 언론정보학과 교수면 기업이 울며 겨자먹기로 할 수밖에 없는 일부 언론사의 협찬이나 후원을 근절할 수 없냐고. 나 그런 능력자 아니라고 웃지만 속으론 아프다. 상업성에 치우진 일부 언론의 행태가 언론에 대한 포괄적 신뢰를 가지기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사가 지자체나 공공기관, 사기업을 상대로 수백만 원이나 수천만 원까지 참가비나 협찬을 받아 각종 포럼이나 콘퍼런스를 운영한다는 것은 그동안 몇 차례 보도된 바 있었다. 취재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사기업들은 후폭풍을 염려해 요구에 응해줄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언론의 사회감시 기능은 영업을 위한 도구가 되어버린다. 특히나 고군분투하며 정론을 걷는 다수 언론의 어려운 사정을 뻔히 알기에 일부 언론사가 가진 문제적 행태에 대해 차마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쉽지 않다.
물론 다양한 주제의 포럼이나 수상식 등이 모두가 영업 마인드로 기획되는 것은 아니다. 언론이 가진 의제 설정 기능은 반드시 하루하루 생산하는 기사를 통해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디지털화되면서 단타적으로 쏟아지는 정보의 양은 엄청나게 많아졌으나, 오히려 말초적인 정보의 더미는 사람들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세상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동체가 장기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정책 이슈나 미래 어젠다에 대해 보다 큰 그림을 제시하는 작업은 언론사의 책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이 영업형 행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협찬을 요구하는 관행은 궁극적으로 언론의 신뢰 회복이나 기자들의 역량 강화를 더 방해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어디나 언론사들은 생존과 진화에 힘겨운 상황이다. 미디어 산업 중에서도 디지털화의 파고를 가장 앞서서 맞은 신문사들은 좋은 저널리즘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구독도 광고도 급전직하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포털이 뉴스 유통의 주도권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신문사 매출은 크게 구독수입, 광고수입, 기타수입으로 나누는데 해외와 비교할 때 한국 신문의 수입구조가 특이한 점은 기타 수입의 구성비율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현재 한국 신문산업의 매출액은 총 4조 원이 조금 넘고 60.6%가 광고수입, 16.8%가 구독수입, 22.6%가 기타수입이다. 기타수입 중에서도 기타 사업수입은 신문과는 관계가 없는 상품 판매, 단행본 출판, 콘퍼런스 등을 말한다. 참고로 미국의 경우 지난 10여 년간 광고수입도, 구독수입도 많이 줄었지만 기타수입은 미미한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언론의 포럼영업 대상이었던 기업이나 공공기관은 ESG 경영의 추이를 따르고 있다. 경제적 목표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지표를 세우고 실행을 공개하는 것이 대세이다. 일부 언론사가 기형적 협찬을 요구하는 건 ESG 경영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으며 지속가능하지 않다. ESG 경영을 감시하는 기관이나 부처에서는 모든 협찬이 투명하게 공개되도록 하고, 그렇지 않은 언론사의 수입 항목도 투명하게 드러나야 할 것이다.
언론이 제 기능을 잃으면 가장 큰 피해자는 영업의 대상이 되는 기관일까? 아니다. 바로 신문사 그 자신이다. 능력 있는 기자들은 신문사를 떠나고 독자들은 등을 돌린다. AI가 방대한 인터넷상의 텍스트를 모아 기사를 쓰는 시대에 언론사의 경쟁력은 뚜렷한 관점으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기자들의 역량에 있다. 언론사가 역량 있는 기자를 키우는 본질에 집중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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