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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마라도 밖으로 나오는 고양이 "안전이 최우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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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뿔쇠오리 피해를 막는다며 준비 없이 마라도 고양이의 대대적 포획을 추진해 논란(본보 1월 15일자)을 일으켰던 문화재청과 제주도 세계유산자연본부가 1일부터 마라도 고양이 포획에 들어간다. 고양이들은 세계유산자연본부 내에 마련된 보호시설에서 지내게 된다. 동물단체들은 "포획부터 치료, 관리까지 고양이 안전이 최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주 세계유산본부는 동물단체들과 1일 오후부터 주민들이 입양을 원하는 고양이를 제외한 마라도 내 고양이 포획작업에 들어간다고 28일 밝혔다. 포획한 고양이들은 2일 오전 바지선을 통해 섬 밖으로 이동하며, 제주대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게 된다. 중성화 수술이나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고양이들은 세계유산본부 옆 야외에 신설되는 보호시설(약 396㎡)에서 지내게 된다. 포획과 검진, 이송에는 전국 길고양이 단체연합(전길연)과 제주 지역 단체인 혼디도랑이 참여한다.
전길연에 따르면 포획할 개체는 40여 마리다. 황미숙 전길연 대표는 "중성화가 되지 않았거나 치료가 필요한 고양이를 위주로 포획할 것"이라며 "고양이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양이 보호시설은 세계자연유산본부가 총괄 책임을 맡아 관리하되 고양이 관리는 48개 단체로 구성된 '철새와 고양이 보호 대책 촉구 전국행동' 소속인 유기동물 없는 제주네트워크(유동네)가 참여할 예정이다. 제제프렌즈, 제주동물권행동NOW, 행복이네협회, 제주비건 등 제주지역 단체로 구성된 유동네는 이날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자연유산본부와의 논의 내용을 공개했다.
유동네는 세계자연유산본부 측에 당초 132㎡로 계획된 보호시설이 협소하다는 점과 영역별로 고양이를 구분해 보호할 것을 요구한 결과 396㎡로 확대된 지역에 컨테이너 세 개를 설치하고, 두 영역으로 나눠 관리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전했다. 앞으로 마라도에서 포획된 고양이에게 마이크로칩(등록칩)을 이식해 이력제를 실시하고, 반출되는 고양이의 모든 정보를 시민에게 공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동물단체들은 보호시설 규모가 협소한 점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고양이들이 너른 들판에서 자유롭게 살다 좁은 공간에 갇히게 되기 때문에 현재 계획된 규모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고양이들이 포획부터 이동, 보호시설 내 이주까지 겪어야 할 스트레스가 커 적응하지 못하는 개체가 상당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란영 제주비건 대표는 "보호시설 마련이 급하게 결정되다 보니 아쉬운 점이 많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고양이의 복지다. 앞으로 세계유산본부와 논의해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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