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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 단절된 최치열 일상에 공감"… 현실의 '일타강사'도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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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 속 '일타' 수학 강사 최치열(정경호)은 자타공인 '1조 원의 남자'다. 현장 강의와 인터넷 강의, 출판, 그리고 부가 가치까지 최치열 혼자 연평균 1조 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최치열의 강의를 듣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선다. 그런데 어쩐지 최치열의 삶은 텅 빈 듯 외롭다. 섭식장애를 앓고, 딱히 만날 지인도 없다.
실제 '일타강사'의 삶은 어떨까. 최치열 역 자문을 맡은 안가람(32) 수학 강사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바빠 인간관계가 단절돼 있는 최치열의 현실이 가장 공감이 됐다"면서 "수업이 빡빡해 식사를 제대로 챙겨 먹을 수 없어 한 번 먹을 때 메뉴를 깐깐하게 고르는 동료 선생님들도 실제로 많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 대치동에서 벌써 7년째 강사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우연한 계기로 강사가 됐다. 대학 재학 중 아르바이트로 팀을 꾸려 고등학교 후배들의 과외를 했는데, 11명 중 8명의 성적이 수직 상승해 입소문을 탔다.
그렇게 학원가에 스카우트되면서 '일타강사'로서의 삶이 시작됐다. 그는 1년에 5,000명가량의 학생들과 만난다. 강사에겐 가장 성수기인 아이들의 방학 땐 주말도 없이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강단에 선다. 최치열이 지동희 실장(신재하) 등과 팀을 꾸렸듯 그에게도 교재 연구와 강의 피드백을 해주는 30여 명의 연구팀이 있다.
안 강사는 정경호의 노력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정경호가 자신의 집에 '칠판방'을 마련해 놓고 수없이 판서 연습을 했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 안 강사도 초대를 받아 간 정경호 집에서 칠판방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안 강사는 "(정경호가) 분필을 아예 처음 잡아보는 것인 데다가 수학도 고등학교 1학년 이후로 한 번도 보지 않았다고 했었다"고 떠올렸다. 처음엔 정경호도 수식의 의미를 묻다가, 나중엔 안 강사의 판서를 통째로 따라 쓰고 외웠다. 그는 "보내드린 강의 영상을 계속 보면서 필체까지 완벽히 소화하시더라"며 놀라워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수많은 수학 문제들도 안 강사가 직접 제공했다. 저작권 문제로 기출문제를 사용하기도 쉽지 않아서다. 학생들 사이에선 '일타 스캔들'에 나온 문제를 캡처해 풀고 커뮤니티에 공유하는 것이 유행을 타기도 했다. 안 강사는 드라마 속 문제를 엮어 문제집을 만들어 수강생에게 직접 제공하는 이벤트도 했다.
우연히 들어선 '일타강사'의 길이지만, 안 강사는 이 직업을 천직으로 여긴다. 매년 수능이 끝난 뒤 딱 한 달만 쉴 수 있는 바쁜 삶이지만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예민하고 까다롭지만 졸린 아이들을 위해선 트레이드 마크인 발차기를 보여주는 최치열처럼 안 강사에게도 학생들이 큰 원동력이 된다고. 안 강사는 "내가 아이들을 신경 써 가르치는 만큼 즉각적으로 결과가 나타난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면서 "수업이 많아 3~4시간밖에 못 잘 때도 아이들을 보면 힘이 나는 걸 보면 평생 강단에 설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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