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기반 한미동맹과 우크라이나 전쟁 [특별기고]

가치 기반 한미동맹과 우크라이나 전쟁 [특별기고]

입력
2023.03.01 04:40

21조원 방산수출과 미국의 추가 포탄 요청
한·러 관계 이유로 일부의 판매 반대 의견
우크라지원, 글로벌 중추국가 역할에 부합

극비리에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키이우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 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 도중 발언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포탄과 대(對)기갑 시스템, 방공레이더 등의 지원을 포함한 5억달러(약 6천500억원) 규모의 새 군사 원조 계획을 제시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을 지났다. 팬데믹 이후 이 전쟁은 세계를 다시 한번 혼란에 빠뜨렸다. 러시아의 침공은 국제질서의 기반인 주권존중을 무시하고 국제질서를 베스트팔렌 체제 이전으로 돌려버리는 행위였다. 이렇듯 역사왜곡과 자국감정에 의한 침략이 인정된다면 대한민국은 진작에 주변 강대국에 의한 침략으로 없어졌을 수도 있다. 6·25전쟁으로 국가존망 위기를 겪었던 우리로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무관심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혹자는 지정학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반도 안보와는 상관없다고 주장한다. 우리의 우크라이나 지원이나 나토에 대한 협력이 러시아를 자극하여 우리 안보이익을 해칠 것이라고 말한다. 러시아를 건드려서 북러 관계를 복원시키고, 북한을 러시아제 첨단무기로 무장시키는 결과를 가져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러시아에 잔류해 있는 한국 기업들의 이익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이 주장의 근거가 된다.

이런 와중에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에게 온몸으로 다가오고 있다. 무려 21조 원 규모의 기록적인 방산수출이 폴란드에서 이뤄졌다. 러시아 위협에 신속 대응하기 위한 최적 대안이 한국제 무기였던 것이다. 전쟁이 화력전으로 바뀌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이 모두 포탄 부족으로 고전하자, 러시아는 북한에 미국은 우리에게 포탄을 구매해 갔다.

최근 미국이 우리에게 추가적인 포탄 구매를 요청했다. 일부 여론은 미국이 구매해 간 포탄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될 수 있다며 반대에 나섰다. 포탄 추가판매로 한·러관계가 악화되어선 안 되며, 오히려 전쟁 장기화를 초래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나쁜 평화가 좋은 전쟁보다는 낫다는 주장에 불과하다.

우리에게 미국은 유일한 안보동맹국이다. 북핵위기가 고조될 때마다 미국에 전략자산을 보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런데 미국이 필요할 때 포탄조차 제공하지 않는다면 이 동맹이 유지될 수 있을까? 6·25전쟁을 돌이켜 보자. 우리는 미국뿐만 아니라 수많은 국가들의 도움을 받아 생존했다. 불법 침략에 맞선 항전을 돕는 것이 과연 국익에 반하는 일인가? 국제질서가 존중되어야 우리의 안보도 국익도 보장될 수 있다.

물론 러시아와의 문제는 남는다. 한·러의 관계악화가 북·러의 관계복원으로 이뤄지면 우리의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수많은 국가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고 있으며, 이에 참여한 한국도 이미 러시아의 제재조치 대상국이다. 우리 정부의 탄약판매는 우크라이나의 공세를 돕는 것이 아니라 불법 침략에 대한 항전을 돕는 것이다. 즉 대러 특별조치가 아니라 국제질서의 일반원칙에 의한 조치로 접근하면 된다. 이후 한·러관계 악화를 선택할지 여부는 러시아가 판단할 문제다.

올해는 6·25 정전 70주년이자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다. 북한과 중국의 불법적 침략에 맞서 미국을 포함한 16개국이 힘을 합쳐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낸 지 70년이다. 우리 문제가 아니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눈을 돌리는 것은 70년 전 우리 모습을 부정하는 자기기만이다. 국제사회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동참하여 단합된 모습을 보일 때 우리는 글로벌 중추국가이자 책임 있는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과거 국제사회의 지원애 보답할 수 있다. 가치와 질서에 근거하여 국제평화와 질서유지에 기여하는 한미동맹부터 시작하자.



양욱 행안부 자문위원,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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