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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다섯배, 중국 화웨이는 왜 MWC에 거대한 전시장을 차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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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3'이 열린 27일(현지시간) 기업 전시 공간 중 단연 눈길을 끈 건 중국의 정보기술(IT) 분야 '거함' 화웨이관이었다. 이 회사는 MWC의 무대인 피라 그란비아의 8개 홀 중 하나를 대부분 차지하는 대규모 전시를 열었다. 올해 MWC에는 화웨이뿐 아니라 중국 여러 기업이 부스를 차리고 신제품을 뽐내며 해외 관람객을 향해 기지개를 켰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MWC에서 지난해 대비 약 1.5배로 전시 규모를 키웠다. 삼성전자 부스의 최소 다섯 배 정도로 추산된다. 전시장에는 화웨이가 자랑하는 통신장비 및 네트워크 분야 기술이 집중 소개됐고,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등도 선보였다.
화웨이는 2019년부터 미중 갈등의 중심에 놓였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의 통신장비가 중국 정부의 통신망 침투에 이용될 수 있다며 대대적으로 제재했고, 미국과 서유럽 등 동맹국에서 화웨이의 영향력은 빠르게 줄었다. 하지만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시장이 유지되면서 화웨이는 세계 1위 네트워크 장비 제조업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화웨이가 이렇듯 공을 들인 까닭은 미국의 제재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잘 살아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리서치의 토머스 허슨 수석 분석가는 "화웨이는 MWC를 무대로 자신들이 통신 및 첨단기술 분야에서 핵심 플레이어임을 보여주고 싶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화웨이가 스마트폰 등 소비자 대상 제품에서 국제적으로 높은 지위를 회복할 가능성은 낮게 점쳤다.
화웨이가 힘을 잃은 국제 스마트폰 시장에선 아너, 오포, 샤오미 등 다른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애플과 삼성전자에 이은 '제3의 대안'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이들은 애플과 삼성전자의 손길이 닿지 않은 영역에서 판매량을 올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삼성전자와 애플이 신작 스마트폰 출하를 중단한 러시아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95%까지 치솟았다.
세 기업은 MWC23 전시장에서도 삼성전자 부스와 가까운 중심 구역 '홀 3'에서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자신들의 신제품을 적극 알렸다. 샤오미는 MWC23 26일 고가형 스마트폰 '샤오미13 프로'의 해외 출시에 나서면서 가격을 1,299유로(약 180만원)로 책정,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삼성과 경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오포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Z플립'과 비슷한 형태의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파인드 N2 플립'을 전면에 내세워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봉쇄가 풀리면서 중국인 참석자도 늘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의회(GSMA)의 존 호프만 최고경영자는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중국 방문객은 4,000~5,000명 정도로 코로나19 이전 가장 높았던 시점의 60%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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