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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 갈비뼈 ‘찌릿’ ‘콕콕’... 늑간신경통 없는 폐암 로봇 수술법 나왔다

입력
2023.02.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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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현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늑간 보존 로봇 폐 절제술’ 개발

기존 흉강경 폐 절제술(왼쪽)과 늑간 보존 로봇 폐 절제술의 비교. 늑간 보존 로봇 폐 절제술은 갈비뼈 사이를 절개하지 않아 늑간신경통이 발생하지 않는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기존 흉강경 폐 절제술(왼쪽)과 늑간 보존 로봇 폐 절제술의 비교. 늑간 보존 로봇 폐 절제술은 갈비뼈 사이를 절개하지 않아 늑간신경통이 발생하지 않는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폐암 수술을 받은 후 숨을 쉴 때마다 갈비뼈(늑간)가 찌릿하거나 콕콕 쑤시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늑간신경통’이라 불리는데 암이 생긴 폐 부위를 절제하는 폐암 수술의 대표적인 후유증이다. 신체 활동이 제한될 뿐만 아니라 숨을 깊게 쉬기 어려워 심할 경우 호흡곤란 등 폐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기존 환자의 40%에게서 발생하던 늑간신경통을 유발하지 않는 새로운 수술 기법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정우현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갈비뼈 사이를 절개하지 않고 폐를 절제하는 '늑간 보존 로봇 폐 절제술'을 고안해 세계 최초로 시행했다고 27일 밝혔다.

2021년 기준 11만 명의 환자가 앓는 폐암은 현재 3기 초까지 수술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갈비뼈 사이에 2~3개의 작은 구멍을 뚫고 흉강경 기구를 넣어 폐를 절제하는 ‘늑간 흉강경 수술’이 가장 보편적으로 이뤄진다.

문제는 갈비뼈 사이에 척수로부터 갈라져 나온 늑간신경이 위치하고 있어 수술 후 신경 손상 및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맨 아래 갈비뼈 밑으로 흉강경 기구들을 넣어 폐 절제술을 시행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폐를 안전하게 절제해내는 데 필요한 각도와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었다.

정우현 교수는 몸 속에서 자유롭게 회전하며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수술 로봇을 이용해 갈비뼈 사이 대신 가장 아래쪽 갈비뼈 밑에 절개창을 내는 방식을 고안해 냈다.

지난 2년간 늑간 보존 로봇 폐 절제술 50여 건을 성공적으로 시행하며 미국흉부외과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JTCVS Techniques’에 게재됐다.

정우현 교수는 “늑간 보존 로봇 폐 절제술은 늑간신경이 존재하지 않는 곳을 통해 수술하기에 관련된 신경통과 후유증이 없다”며 “늑간신경이 호흡근을 조절하는 역할도 하므로 수술 후 폐 재활에도 더욱 유리하다.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수술법을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정우현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정우현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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