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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학폭 대책 마련" 지시… 인사·검증 라인 문책론엔 거리 두기

입력
2023.02.27 18:00
수정
2023.02.2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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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은 27일 정순신 변호사의 국가수사본부장 낙마를 계기로 공직 후보자에 대한 검증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다만 검찰 출신이 도맡고 있는 '인사·검증 라인' 문책에는 여전히 신중한 기류다. 윤석열 대통령도 일단 학교폭력 종합 대책 마련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공직예비후보자 사전질의서부터 손본다

대통령실은 우선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새롭게 도입한 인사검증 기초자료인 '공직예비후보자 사전질문서'의 질문 내용부터 수정할 방침이다. 정 변호사의 경우 '본인, 배우자, 직계존비속이 원·피고 등으로 관계된 민사·행정소송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했기 때문에 검증에 구멍이 생겼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사전질문 문항을 보다 명확한 문구로 바꾸고 허위 사실을 기재할 경우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담을 예정이다.

법무부 인사관리정보단이 관할하는 인사검증 항목을 늘리고 합법적 범위 내에서 경찰의 세평 수집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과거 정부와 차별화하기 위해 능력 중심으로 세평을 수집하다 보니 구멍이 생긴 부분이 있다"면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과도하게 침해하면 민간인 사찰이 될 수 있어 합법적 범위 안에서 평판 조회를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검찰 출신 인사·검증 라인 문책론엔 "…"

다만 인사·검증 라인이 모두 검찰 출신이라 정 변호사 세평 검증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이유로 제기되는 인적 개편 필요성에 대해선 '시스템 정비가 먼저'라며 신중한 모습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특정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총체적인 시스템의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공직 후보자 물색·추천 등 인사 전반을 관장하는 대통령실 복두규 인사기획관과 이원모 인사비서관, 후보자 검증을 담당하는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을 이끄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체제를 현재로선 바꿀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尹, 교육부 장관에 "폭력 근절" 지시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세대 학위수여식에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만나 "일방적이고 지속적이고 집단적인 폭력은 교육 현장에서 철저히 근절해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산업 현장의 법치를 세우는 것처럼 교육 현장에도 학생, 학부모, 교사, 학교 간의 질서와 준법정신을 확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정 변호사 자녀 사례를 계기로 학폭의 심각성뿐 아니라 학교폭력예방법과 입시 정책에 허점이 드러난 만큼 구조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학부모와 교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했는지, 학교나 사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이게 입시와 연관되면 대학교가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지 등 여러 문제점이 제시됐으니 살펴보겠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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