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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근무, 이런 요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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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콘은 조민희 공동대표가 창업한 기업들을 위한 커뮤니티 서비스 로켓펀치와 김성민 공동대표의 공간기획업체 엔스파이어가 2020년 합병해 탄생한 신생기업(스타트업)입니다. 이들은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공간을 고민하다가 분산 사무실 '집무실'을 만들었습니다.
집 근처 사무실이란 뜻의 집무실은 사무 건물이 모여 있는 도심이 아닌 주택가 근처에 위치한 일터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회사로 출근하지 않고 원격 근무 하는 사람들이 집 근처에서 일할 수 있도록 서울 왕십리, 석촌동, 봉천동, 목동과 경기 일산 등 주택가에 만들었습니다.
알리콘 직원들도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골라 곳곳의 집무실에서 근무합니다. 출근 시간도 직원들이 선택할 수 있어서 오전 11시에 나오거나 오후 1시에 출근하는 등 다양합니다.
이용자는 앱에 표시된 큐알코드를 집무실 문에 붙어 있는 인식 장치에 대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주로 어느 지점에서 일하는지 궁금해 조 대표에게 물어보니 의외로 "모른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알려면 알 수 있지만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 알리콘의 독특한 기업 문화였습니다. "정말 몰라요. 그만큼 일하는 장소와 시간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자율적으로 일하죠."
H가 방문한 서울 왕십리점은 예전 철도 하역장을 개조해 만든 공간입니다. 화물을 싣고 내리는 곳이어서 천장이 높고 탁 트여 있어 시원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런 공간의 특징을 살려 서로 다른 높이의 의자와 책상을 비치한 점이 특징입니다.
둘째 날 찾아간 서울 공덕점은 아파트 단지 내 상가 1층에 있습니다. 공덕점은 알리콘이 개발한 ‘360모델’이 최초 적용된 곳입니다. 360모델은 알리콘 연구 결과 집무실의 주 이용자가 반경 3km 이내에 거주하는 점을 감안해 주택가에 60평 규모의 작은 사무실을 배치하는 계획입니다. 그래서 공덕점은 다른 지점과 달리 아늑한 분위기 입니다.
분산 사무실의 가장 큰 장점은 집과 달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알리콘은 집무실을 만들 때 생활 공간인 집에서 원격 근무를 하면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불편을 고려했습니다. 그래서 집 근처에 있지만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별도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다만 분산 근무를 하면 우려되는 것이 직원들 간 협업과 소통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리콘은 앱과 각종 소프트웨어를 활용합니다.
알리콘 직원들은 서로의 위치를 집무실 앱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앱에 같은 지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얼굴 사진과 함께 표시됩니다. 다른 지점에 있는 동료와 협업이 필요하면 기업용 메신저 '슬랙'과 협업도구 '노션', 영상회의 소프트웨어 '줌' 등을 이용해 함께 일합니다. 슬랙과 노션은 문서를 공유하며 실시간으로 수정할 수 있어 빠르게 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원격 근무에서 중요한 것은 회사와 다름없는 효율적 근무입니다. 그만큼 원격 근무도 요령이 필요합니다. 이 업체는 원격 근무에 익숙하지 않은 직원들을 위해 '자율근무 습득 지침서(자습지)'를 만들어 원격 근무 요령을 알려 줍니다.
원격 근무를 처음 하면 함께 일하는 동료나 가르쳐줄 선배와 상사가 보이지 않아 어떻게 일을 시작해야할지 몰라 당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원격 근무 시 사내 통용 규칙을 알려 원활하게 소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습지는 이런 소통의 요령들을 알려줘 원격 근무를 처음 경험하는 직원들의 시행착오를 줄여 주기 위해 제작됐습니다.
자습지에 따르면 원격 근무 시 개인용 메신저보다 여럿이 볼 수 있는 슬랙과 노션 등 업무 공유용 소프트웨어 사용을 권장합니다. 사무실에서 동료들의 대화를 보고 들으며 업무 상황을 파악하듯 직접 대화에 참여하지 않아도 서로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메신저 사용 시 전달 사항을 여러 개 메시지로 끊어 보내서 시간을 지체하기 보다 완결된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 빠르고 정확하게 소통하는 것도 요령입니다.
자습지를 직접 만든 조 대표도 그런 점을 강조했습니다. "원격 근무를 하면 서로 대면하는 시간이 많지 않아 업무 진행 상황을 동료와 세세하게 나눠야 해요. 그렇지만 공유를 너무 자주 하면 동료의 업무를 방해하니 한 번에 효과적으로 소통해야 합니다. 또 소통의 오해를 줄이기 위해 음성 또는 영상 통화를 해서 문자로 전달할 수 없는 표정, 자세 등 비언어적 표현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 대표도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구성원들끼리 자주 소통하라고 강조합니다. "조직장과 임원이 적어도 업무 시간의 30%를 구성원과 소통에 사용해야 합니다. 알리콘의 주요 임원 6명은 정기적으로 직원 1명당 월 1회 최소 30분 이상 1대1 만남을 가져요. 이때 좀 더 효율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노션, 슬랙으로 사전에 어느 정도 이야기를 하죠. 그래야 직접 만났을 때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어요."
김 대표도 부드러운 소통을 위한 방법들을 늘 고민합니다. 소통이 회사의 분위기와 업무 효율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소통 문제를 다룬 자료를 회람하는 리더십 교육 시간을 갖고 대면할 때 취조하는 분위기가 나지 않도록 노트북을 사용하지 않아요. 작은 부분일 수 있지만 이런 것들이 조직문화를 더 유연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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