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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페트·섬유에 생명 주고, 친환경플라스틱·수소전지 만들고...친환경 기술로 지구 살리는 코오롱

입력
2023.03.02 04:4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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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PET 재활용·수소전지 등 친환경 사업 박차
국내 최초 주민참여형 풍력단지 건설도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연구원이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에 공급되는 수분제어장치의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코오롱그룹 제공

코오롱인더스트리 연구원이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에 공급되는 수분제어장치의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코오롱그룹 제공


패션 브랜드로 친숙한 코오롱그룹은 사실 첨단 섬유, 산업 자재, 자동차 부품 등 중간재 제품을 많이 생산하는 기업이다. 타이어 보강재인 '타이어코드'를 비롯해 자동차 에어백, 아웃도어 의류의 섬유, 운동장의 인조잔디 등이 코오롱그룹 계열사들의 제품들. 강철보다 다섯 배 강해 총알도 뚫지 못하고 500도의 고온도 견디는 고강도 섬유 아라미드도 코오롱의 자랑이다.

코오롱그룹은 첨단 기술이 집약된 제품에, 친환경 사업 연구개발과 투자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제조부문은 친환경 첨단 소재 개발에 속도를 낸다. 지난해 5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화학재생그린섬유개발' 사업 주관사로 뽑혀 2026년까지 국비지원 사업을 통해 다 쓴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범용 합성수지(PET)의 재생이 가능한 공정 기술을 확보하고 대체 원료를 개발할 계획이다.

폐목재를 활용한 바이오플라스틱과 폐섬유류 재생을 통한 사업화도 진행 중이며, 2021년 12월부터는 SK지오센트릭과 함께 생분해성 플라스틱(PBAT)도 만들고 있다. PBAT는 사용 후 땅에 매립하면 90% 이상이 6개월 안에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플라스틱이다. 국내 최초로 재활용(PCR) 플라스틱 원료를 사용해 개발한 PCR 페트(PET) 필름을 제작, LG생활건강·롯데알미늄에도 공급한다.

수소연료전지도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수소연료전지 내 전기가 잘 발생하도록 습도를 조절하는 부품인 수분제어장치의 경우 2013년 국내 처음으로 양산 체제를 갖춰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 있다. 수소연료전지의 또 다른 핵심부품인 고분자전해질막(PEM)도 2021년 국내 최초로 양산설비를 갖추고 본격적으로 생산·판매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스택(전기발생장치)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막전극접합체(MEA)는 PEM과 전극을 결합한 부품으로, 이 역시 시장 수요에 발맞춰 양산체제를 갖추고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이런 노력으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글로벌 조사기관 에코바디스(EcoVadis)로부터 골드등급을 받았다.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에코바디스는 전 세계 7만5,000여 기업들의 환경·노동·공정거래 분야 등을 평가하는데, 골드등급은 기초화학업종 2,607개 기업 중 상위 5%에만 부여한다.



모듈러건축·풍력발전...친환경 트렌드 사업에 접목

코오롱글로벌이 운영 중인 경주풍력 1단지 전경. 코오롱그룹 제공

코오롱글로벌이 운영 중인 경주풍력 1단지 전경. 코오롱그룹 제공


코오롱글로벌은 건설 및 풍력발전 분야에서 친환경 성장 기반을 다진다.

건설 부문에선 모듈러 건축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듈러 건축은 공장에서 주요 구조물을 작은 단위로 나눠 사전 제작하고 건설 현장에서는 최소한으로 조립해서 건물을 완공하는 방식이다. 건물 해체와 이동이 자유롭고 모듈 재사용률도 높아 대표적 친환경 건축 공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이 지난해 2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저에너지 분리막(멤브레인) 하‧폐수 처리 기술'은 기존 방식보다 80% 전력‧온실가스 절감 효과를 낸다. 코오롱글로벌은 음식물쓰레기, 분뇨, 하·폐수처리장 찌꺼기 등 유기성폐기물을 처리해 수소를 생산하는 '바이오 그린수소 생산 기술'도 국내 최초 개발 중으로, 2021년 환경부 국책연구사업에 선정돼 5년 동안 기술 개발,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과학기술전문 국립연구대학 울산과학기술원과 함께 그린수소 폐기물 처리, 하·폐수 미생물 처리 등의 공동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신재생에너지 사업 영역을 꾸준히 넓히고 있다.

현재 경북 경주풍력 1·2단지(37.5㎿)와 강원 태백 가덕산 1단지(43.2㎿), 2단지(21㎿)를 운영하고 있고, 강원 양양 만월산(46.2㎿)과 경북 영덕 해맞이(34.4㎿), 영덕 호지마을(16.68㎿) 등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특히 2021년 말 상업운전을 시작한 태백 가덕산 1단지는 국내 첫 주민참여형 풍력단지로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대표적 모범사례로 꼽힌다. 코오롱글로벌은 2030년까지 배당이익 413억 원을 목표로 풍력단지 프로젝트를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400㎿ 규모의 '전남 완도 장보고 해상풍력 발전사업' 허가도 취득하며 해상풍력으로도 보폭을 확장 중이다. 완도 해상풍력 사업은 상업운전 시 연평균 120만㎿의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재활용 의류 브랜드, 폐마스크 옷걸이에 전시

코오롱그룹이 폐마스크를 재활용해 만든 옷걸이. 코오롱그룹 제공

코오롱그룹이 폐마스크를 재활용해 만든 옷걸이. 코오롱그룹 제공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은 친환경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업사이클링으로 독보적 브랜드를 만들었다.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국내 멸종 위기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2016년부터 친환경 소재로 제품을 만들고, 판매수익금 일부를 기증하는 '노아프로젝트' 제품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론칭 10주년을 맞은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RE;CODE)는 회사가 보유한 다양한 브랜드의 3년 차 재고나 에어백, 카시트 등 산업 소재를 재활용해 새 제품을 선보인다. 코오롱스포츠는 더 나아가 올해까지 친환경 소재로 만든 제품을 전체 신상품의 절반 수준까지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임직원들의 친환경 활동도 하나둘씩 결실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일회용 마스크 처리 문제가 떠오르자 코오롱그룹은 폐기된 마스크를 재활용했다. 전국 주요 사업장에 수거함을 설치해 마스크를 대량 수거한 후, 기타 부자재를 혼합해 폴리프로필렌 펠릿 형태로 만든 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매장용 옷걸이로 제작해 썼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ESG 도래에 발맞춰 코오롱만의 기술로 사회와 함께 호흡하며 지속 성장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코오롱그룹 로고

코오롱그룹 로고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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