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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철수 "내년 총선 승리 이끌어 尹 정부 개혁 이행 도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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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는 "부당하게 쓰러진 사람을 우승자로 만드는 게 국민"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친윤석열계 의원들의 과도한 개입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전대를 치르고 있지만, 결국 민심이 당심을 움직여 승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안 후보는 지난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강을 지배하는 자가 한반도를 지배한다"며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승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신이 고정표인 20%를 갖고 있다면서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15%포인트 격차 이내로 졌던 수도권 지역구(50곳)를 탈환하겠다고 말했다.
또 친윤계의 지적처럼 계파를 만들어 차기 대선을 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당대표 선거에 나선 게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 110대 국정과제를 내가 만들었는데, (관련 법안이) 통과가 안 되고 있다"면서 차기 총선 승리를 이끌어 윤석열 정부의 개혁 과제 이행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안 후보와의 일문일답.
-문재인 전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 오세훈 서울시장 등 안 후보가 단일화에 응했던 이들이 모두 성공했다.
"지난 10년 동안 내가 다 만든 것 아닌가."
-그러나 '정치인 안철수' 입장에선 좋은 결과는 아닌데.
"나는 정치 자산이 '제로(0)'에서 시작한 사람이다. 그런데 3김(김대중·김영삼·김종필) 이래 최대 정당을 만드는 큰 성공을 이뤄보고 실패도 경험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전대가 이번이 세 번째고, 전대뿐 아니라 여러 선거들을 경험했다. 과연 DJ나 YS가 정치 11년 차에 이 정도 경험을 했을까?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같은 기간(11년)에 가장 많은 경험을 했다. 국민들께서 좋은 경험을 주신 것인데, 이를 나라를 위해 어떻게 잘 쓸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게 나의 가장 큰 의무다."
-단일화에 따른 득을 보지 못하고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들이 다 보고 계시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운동장에서 쓰러졌다. 그가 잘못해서 쓰러진 경우도 있고 불공평한,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쓰러질 수도 있다. 여의도에선 쓰러뜨리면 이겼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착각이다. 오히려 부당하게 쓰러진 사람의 손을 잡고 우승자로 만드는 게 국민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 국회에선 박수 치고 난리가 났다. 결국 그들이 승자였나? 패자였다. 국민들이 다 기억해두었다가 결국 (내게) 합당한 역할을 주실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전대는 '당원투표 100%'로 결정 나는 선거인데.
"이번 당대표 선거의 기준은 내년 총선에서 한 표라도 더 얻고, 한 사람이라도 더 당선시킬 사람이다. 전대는 당원투표 100%로 진행되지만, 국회의원은 민심이 뽑는다. 결선투표로 승부가 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데, 그 순간 (당원들이) 두 사람(김기현·안철수 후보) 중 누가 더 그럴 자격이 있는가를 기준으로 삼을 것이다."
-대통령실의 경고 후 안 후보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강하게 대응할 수 있었지만 그러면 당이 분열된다. 그게(당 분열) 총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현명한 당원들에게 판단을 맡기자고 생각했다. (전대에서 가장 논란이 된) 김기현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은 황교안 후보가 먼저 제기했는데 나만 비판한다. 굉장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걸 당원들도 알고 있다."
안 후보가 이번 전대에서 내세우는 것은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도권 대표론'이다. 그러나 총선 승리에 필수적인 외연 확장보다 공천 여부에만 더욱 관심이 쏠려 있는 전대 상황을 우려했다. 그는 "(국민의힘 내) 수도권 의원이 17명뿐이라 그렇다"라며 '시스템 공천'을 약속했다.
-국민의힘에서 내년 총선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나는 서울(노원병)에서 재선까지, 경기(성남 분당갑)에서 3선을 했다. 2위 후보와의 가장 적은 격차가 21.0%포인트였고, 많을 때는 30%포인트 가까이(27.7%포인트) 났다. 중도·수도권·2030세대에 고정표가 20% 있기 때문에 내가 총선을 지휘하면 수도권에서 승리할 수 있다."
-격차가 15%포인트 내로 진 수도권 지역구를 탈환하겠다고 했다.
"그런 곳이 50곳이다. 15%포인트는 제대로 된 후보를 공천하고, 확장성 있는 후보가 진두지휘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숫자다. 이에 따라 50석 탈환하면 현재 17석과 합해 수도권에서 70석 정도 확보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현역들은 '자신의 공천'에만 매몰될 수밖에 없을 텐데.
"우리당의 수도권 의원이 17명이라 그렇다. (여당 텃밭인) 영남 목소리가 대부분이고, 공천만 받으면 된다는 의식이 팽배하다 보니 (전대) 양상이 이런 것이다."
-총선 승리 후 대표 사퇴를 약속했다.
"어떤 이들은 대선을 노리고 당대표 선거에 나왔다고 헛소문을 퍼뜨린다. 경험이 없으니 그런 헛소리를 하는 것이다. 공천을 한 사람에게는 계파가 안 생긴다. 공천을 받아 당선된 분들은 본인 실력으로 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계파는 당대표가 당선자들에게 당직 등의 혜택으로 줄을 세울 때 생긴다. 그래서 총선 이후 대표 권한을 이용해 대선 운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총선에서 다수당을 만들면 관리형 당대표를 하실 분이 많으니, 그분들이 (당대표를) 하면 되는 것 아니겠나."
-계파를 만들지 않겠다는 뜻인가.
"그렇다. 당대표 권한을 대선 준비하는 데 쓰지 않겠다는 말이다."
-영남권 공천 기준은 무엇인가.
"시스템 공천이다. 영남권 이전에 비례대표 공천이 가장 문제 아닌가. 그래서 당원들이 비례대표 순번을 정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에서 공천에 입김을 행사할 수 있지 않을까.
"시스템을 제대로 만들면 된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건 '과반 의석을 차지한 원내 1당'이다. 그래야만 3대 개혁과 110대 국정과제를 이행할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윤 대통령을 돕겠다는 뜻이다. 그냥 대통령이 좋아하는 사람을 공천해 120~130명의 정당을 만든다? 그렇게 하면 망하는 것이다."
-당원 참여 공천 방식이 '팬덤 정치'를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책임당원과 일반당원을 구분한다거나, 랜덤으로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방법 등이 있다."
-김기현 후보는 안 후보의 정체성 문제를 공격하는데.
"이해가 안 된다. 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몸을 던지지 않았으면, 또 대선에서 윤 대통령과 단일화를 하지 않았으면, 정권교체는 안 됐다. 단일대오로 지난해 지방선거를 치르지 않았다면 이만큼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오히려 전대에서 김 후보가 나쁜 선례를 만들고 있다. 총선 승패는 누가 더 개혁적인가, 더 포용적인가에 달려 있는데,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나까지 잘라내면 이길 수 있겠나."
인터뷰 도중에 그는 유재성 계명대 교수의 '후보 단일화 효과: 안철수 지지자의 선택은 대선 승자를 결정했는가?'라는 보고서를 언급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 당시 안 후보 지지자 중 57.46%가 윤 대통령에게, 31.34%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투표했다. 이에 윤 대통령이 안 후보와의 단일화로 최소 1.26%포인트, 최대 2.94%포인트 효과를 얻었다며 대선 승리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윤 대통령과의 식사는 아직인가.
"밥도 술도 먹은 셈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헤드테이블에 앉았다. 김기현 후보는 아니었다. 윤 대통령이 '저 사람(안 후보) 때문에 당선됐다'고 소개시켜 줬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으로서 본 윤 대통령의 리더십은.
"친화성이 굉장히 높다. 추진력과 결단력도 굉장히 강하다. 옳다 싶으면 끝까지 밀어붙인다. 국회가 제대로 뒷받침한다면 못다 한 개혁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총선 승리로 개혁의 범위를 보다 확대할 수 있다는 건가.
"그럴 수 있다. 다만 국민들의 공감을 먼저 얻어야 한다. 부처가 할 수 있는 단순한 개혁은 다 나왔다. 남은 건 '어떤 사람에겐 이익이 되고 다른 사람에겐 손해가 되는' 복잡한 내용들이다. 이를 위해선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 영국에선 연금개혁을 위해 100일간 전 국민 대토론회를 했다. 우리나라도 100일 내지 1년 정도 공감대 형성 기간이 필요하다."
-윤 대통령 리더십과 안철수 리더십은 궁합이 잘 맞나.
"리더십 스타일은 다르지만, 상호보완적이라고 생각한다. 윤 대통령은 법조인이었고, 난 과학기술인이다. 최상의 조합이다. 이 세상을 움직이는 거대한 힘은 미국과 중국 간 과학기술 패권전쟁이다. 우리나라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우리만이 확보할 수 있는 초격차 과학기술을 확보해서 안보를 함께 보장하는 것이다. 이 시대에 법조인-과학기술인 조합은 민주당에선 흉내낼 수 없다."
-정치권에선 이 같은 '경제 안보'에 크게 관심을 안 두는 것 같다.
"이해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렇다. 정치권에 과학기술 전문가가 더 많아야 한다. 미국은 이미 그렇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케미컬 엔지니어링(화학공학)을,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물리학을 했다."
-과학 인재를 영입하겠다는 뜻인가.
"그렇다. 국민의힘만이라도 어느 정도 규모를 갖게 되면 대한민국 경쟁력이 될 것이다."
-전대에서 경제 위기 등 정책 토론은 안 보인다.
"내가 세 번에 걸쳐 정책발표를 했다. 공천 개혁, 부패 척결, 3대 개혁 관철 등에 대해 했다. 나는 계속 발표하는데 정책 내는 사람은 나 혼자다."
-김 후보의 땅 투기 의혹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 내가 연설 때 의혹을 밝히라고 한 건 해명할 기회를 준 것이다. (특검을 거론하는 민주당에선) 총선 마지막날까지 물고 늘어질 것이다."
-그래서 이참에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뜻인가.
"그렇다. 내년 총선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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