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SM "NCT 무한 확장 끝낸다"… '이수만 지우기' 본격화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K팝 프로젝트'를 중단한다. SM은 도시마다 다양한 멤버로 활동하는 그룹을 제작하는 'NCT 프로젝트'를 7년 전부터 실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이 전 총괄이 "한류의 새 단계"라 직접 론칭한 K팝 콘텐츠 장기 사업으로 이를 돌연 멈추는 것은 SM이 '이수만 지우기'에 속도를 내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수만 K팝 혁신 키워드'에 제동
이성수 SM 대표는 지난 25일 SM 유튜브에 올린 콘텐츠 계획 영상에서 "NCT는 2023년 NCT 도쿄(가칭) 팀의 데뷔를 마지막으로 무한 확장을 종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이 전 총괄이 2021년 'SM 콩그레스'에서 밝힌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NCT 할리우드 데뷔 계획은 전면 백지화된다. 김도헌 음악평론가는 "SM이 이 전 총괄의 유산을 지우고 새로 출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NCT는 네오 컬처 테크놀로지(Neo Culture Technology)의 약자로 이 전 총괄이 K팝 혁신의 유전자 정보(DNA)로 강조했던 새로운 문화 기술(New Culture Technology)의 핵심이었다. 이 전 총괄 없는 프로듀싱 체제(SM 3.0)로의 변화에 이어 SM이 이 전 총괄의 옛 방식과 완전히 다른 길을 가겠다는 본격 선언으로 풀이된다.
"K팝 기획사 권력만 키워" 역풍
SM의 NCT 프로젝트 중단은 대량 생산과 소비를 골자로 한 SM의 'K팝 포디즘'이 벽에 부딪힌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NCT 프로젝트 그룹은 "우리는"이 아니라 "여기는 NCT입니다"라고 인사한다. 사람이 아니라 활동 장소가 그룹의 주인공이다. NCT란 브랜드 아래 서울(NCT127), 도쿄(NCT도쿄), 상하이(웨이션브이) 등 각국의 대도시별로 활동하는 콘셉트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NCT엔 고정 멤버가 없다. '개방형 그룹'이란 틀을 유지하면서 SM은 멤버들을 이리저리 섞으며 NCT 프로젝트 그룹을 꾸렸다. 2016년 6명으로 출발한 NCT는 이달 기준 총 멤버수가 23명으로 증가했다. 계약 문제로 소속사와 갈등을 빚고 팀을 떠난 멤버들 때문에 생길 수 있는 팀의 균열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게 장점이었다. 다만 일부 팬들은 잦은 멤버 변동에 대한 혼란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아티스트가 아닌 브랜드 중심으로 그룹 활동이 굴러가는 K팝 프로젝트는 '반(反) 인본주의'란 지적을 받으며 일부 팬덤에서 반감을 사기도 했다. 이지영 한국외대 세미오시스 연구센터 HK연구교수는 "SM 포디즘의 정수인 NCT 무한 확장 프로젝트는 아티스트 개인의 매력과 재능보다는 제작시스템을 우위에 놓는 기획"이라며 "자율성과 예술성이 강조되는 요즘 대중문화 흐름과 정반대 제작 방식으로 가수와 팬덤을 K팝에서 되레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김성환 음악평론가는 "함께 성장하는 서사를 중요시하는 K팝 팬덤의 정서와 맞지 않아 시스템이 한계를 직면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NCT 프로젝트 중단이 SM에 득이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에 따르면 NCT 프로젝트 그룹인 NCT, NCT드림, NCT127 등의 지난해 음반 판매량은 700만 장을 상회했다. SM 소속 그룹 중 지난해 앨범 판매 톱5에 이름을 올린 건 NCT 프로젝트 그룹(NCT드림)이 유일하다. 이런 상황에서 NCT 프로젝트가 뚝 끊어지면 SM의 음반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K팝 아이돌 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추후 NCT 프로젝트의 새로운 그룹의 흥행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SM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총괄이 '나무심기'를 투영한 가사를 넣으라는 지시를 해 신곡 공개가 보류됐다는 현 SM 경영진의 폭로가 나와 논란의 중심에 섰던 에스파는 25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데뷔 후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이 전 총괄이 없는 SM의 미래에 대해서 콘서트장을 찾은 팬들은 '기대 반 우려 반'의 반응을 보였다. 김모(19)군은 "에스파가 '나무심기'가 포함된 곡으로 복귀했다면 대중의 조롱거리가 됐을 것 같다"며 이 전 총괄의 행태를 비판했다. 반면 박모(30)씨는 "그간 이 전 총괄의 프로듀싱 센스가 대중 사이에서도 인정받아왔던 만큼 앞으로 SM만의 정체성이 잘 지켜질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